바야흐로 봄이다. 구태여 ‘신록이 푸르른~’ 같은 설명을 보태지 않아도 봄은 그 한 음절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계절이다.

하지만 신체 컨디션은 어떨까? 만물이 소생하는 이 계절, 생기가 넘쳐야 할 이때에 몸은 한 없이 쳐진다. 봄의 불청객 ‘춘곤증’ 때문이다.
봄이 되면 우리 몸은 겨울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기온이 오르면서 겨우내 수축됐던 근육과 혈관 등 몸 속 모든 구성요소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춘곤증은 봄날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느껴지는 일종의 피로감이다.

한의사 최승영 원장은 “춘곤증과 같은 봄철 피로는 인체가 자연의 순환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다”며 “봄기운에 맞춰 가벼운 산책과 영양소가 풍부한 봄나물 등을 많이 섭취하면 피로감을 날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춘곤증을 날리는 데 봄나물만한 게 또 있을까. 봄나물은 아삭아삭 씹는 맛과 함께 고유의 향내와 쌉쌀함으로 입맛을 돋우는 대표 음식.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소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활력까지 채워주는 천연 건강식품이다. 봄나물의 대표주자들을 소개한다.
◆냉이
냉이는 비타민, 단백질, 칼슘, 철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 소화를 돕고 활력을 북돋우는데 그만이다. 혈액건강과 어지럼증, 안구 건조증에도 좋다. 생으로 먹을 수도 있지만,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씁쓸한 맛이 덜해져 좀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달래
달래는 특유의 매운맛이 특징. 비타민과 무기질로 몸이 무거울 때 활력을 주고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 각종 비타민 부족현상도 예방한다. 생으로 먹어야만 영양소 파괴를 줄일 수 있다. 해산물을 곁들이면 무기질과 단백질 성분이 보충 된다.

◆취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이 일품인 취나물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륨이 풍부해 체내의 염분을 배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생으로 먹기 보다는 볶아서 먹는 일이 많은데, 이 때 들깨에 물을 붓고 갈아서 넣으면 단백질과 지방이 함유돼 영양에 좋다.

◆두릅
두릅은 인삼과 같은 사포닌 성분이 함유돼 쓴맛이 나고 입맛을 돋우는 것이 특징. 사포닌은 혈액순환 개선과 영양분 흡수를 돕는다. 나물로 먹을 때는 살짝 데쳐 파릇한 색감을 유지하고 영양소 손실도 최소화 한다. 메주가루와 밀가루를 섞은 반죽으로 두릅전을 만들면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보충할 수 있다.

◆봄동
수분이 80~96%를 차지하는 배추는 섬유소가 많이 함유돼 있어 비타민C와 칼슘 함량이 높다. 이른 봄의 배추를 이르는 봄동은 다른 계절의 배추보다 비타민A·C,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생으로 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되는 걸 막을 수 있고 버무릴 때 참기름을 첨가하면 비타민A가 흡수돼 좋다.

*봄나물과 어울려요!
된장국이나 된장찌개에 봄나물을 넣으면 된장에 부족한 비타민 c의 함량을 높일 수 있다. 또 스파게티 조리 시 봄나물을 다져 뿌려주면 느끼함을 덜어준다. 리조또나 피자를 만들 때에도 봄나물을 데쳐 토핑으로 이용하면 허브 못지않은 향긋함을 느낄 수 있다.
봄나물과는 참기름, 들기름, 식초 등이 어울린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비타민 E가 풍부해 봄나물을 부드럽게 하고 칼륨과 식이섬유의 흡수를 돕는다. 식초는 비타민 C의 파괴를 막고 새콤한 향으로 식욕을 자극해 효과적이다.
*봄나물, 이것만 주의하세요!
대부분의 봄나물은 날로 먹는 것이 영양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두릅이나 원추리, 고사리, 다래순 등은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후 섭취해야 한다.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소량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탓이다. 열에 약한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도록 짧은 시간 내에 데치고 곧바로 찬물에 담그면 독소도 해소하고, 영양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참고]
한국의 나물(북폴리오)
한국의 산나물 백과(아이템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