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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마신 소주는 72병, 맥주 84병.
이 같은 통계 결과가 말해주듯이 극심한 경기불황과 취업난, 스트레스 때문에 밤에 혼자서 한 두잔씩 술을 마시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혼자 술 마시기를 즐기는 사람은 나중에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알코올 의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최근 한 병원의 조사 결과도 있다. 알코올의존증은 술을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마심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기능을 해치는 만성적 행동장애다. 불황이 지속되고 삶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최근 알코올의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 알코올의존 상담환자 4명 중 3명 “혼자 마시는 술이 좋아“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에서 최근 5년간 알코올 의존과 관련해 상담한 환자 288명(남자 240명, 여자 48명)을 조사한 결과, 알코올 중독 의심 환자 4명 중 3명 꼴인 75.4%가 ‘평소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즐겨한다’고 답했다. 특히 상담자 중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즐기는 쪽은 남성(75%)보다 여성(82.3%)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알코올의존 의심 환자 연령대를 비교해 보면 사회활동이 활발한 20~40대가 전체의 54.9%를 차지해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알코올 중독의 위험에 빠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의존증의 특징으로는 ‘자기연민에 잘 빠지며 술로 해결하려 한다’(75.1%),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 이를 참을 수 없다’(71.3%) 등이 있다. 또 환자의 85.8%는 ‘조금이라도 입에 술을 대면 혼자서라도 술을 계속 마시고 싶어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라고 답했다.

◆ ‘자기 연민’이 주된 이유, 여성은 음주로 인해 우울증 심화될 수도

알코올알코올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 이수정 센터장은 “술에 취하면 당장 괴로움이 덜어지는 듯 느끼기 때문에 술에 의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알코올은 우울과 불안을 조장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부분이 크게 다가와 오히려 절망적인 생각이 자리잡기 쉽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취한 상태에서는 충동적인 경향이 커져 후회할 행동을 저지를 우려도 있다. 이런 것을 잊기 위해 또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하면서 심리적인 의존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의존성도 자라게 된다.
특히 여성이 혼자 마시는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데, 이는 정신적으로 더욱 위험하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증과 불안증의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불안증은 음주를 조장하기도 하지만 음주로 우울증, 불안증이 심해질 수 있어 결과적으로 자살 등 위험한 행동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 자주 취하는 모습 무심코 지나치지 말아야
문제는 혼자 술을 마시기 때문에 주위에서 음주 사실을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 알코올 의존이 심각하게 진행될 때까지 방치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특히 주부의 경우 혼자 있는 낮 시간에 음주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훨씬 커진 다음에야 가족이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수정 센터장(정신과 교수)는 “술을 매일 마시거나 습관적으로 술을 주로 혼자서 마시는 경우, 남들에게 주량을 줄여서 말하고 일과 활동을 술 마시기 위한 방향으로 선택, 조정하는 경우 알코올의존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술을 음식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회분위기도 문제다. 반주 삼아 한 두잔 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식, 사회 생활과 대인관계의 필수적인 요소로 ‘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알코올 의존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부터 보다 확고한 알코올 교육이 절실하며, 본격 음주가 시작되는 대학생들에게 특히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 = 부천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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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의학전문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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