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는 다리의 비정상적인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거나 그물 같은 파란 혈관(망상정맥류) 혹은 가느다란 실핏줄(모세혈관확장증)이 생겨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하지 정맥류 치료에 있어서 사실 밖에 보이는 정맥 혈관치료보다 그 정맥류를 만드는 원인 혈관을 치료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정맥류를 만들 수 있는 원인 혈관은 크게 ▲대복재정맥(GSV, Great Saphenous Vein) ▲소복재정맥(SSV, Small Saphenous Vein) ▲관통정맥(Perforating Vein) 등 3가지로 볼 수 있다. 이 3개 정맥들이 밖에 ‘보이는’ 하지 정맥류를 만들어 내고 다리의 불편한 증상(주로 종아리가 비특이적으로 저리고 아프며 무겁거나 붓는 증상을 동반하며 자다가 쥐가 잘 나는 증상들)이 생기도록 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 수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하지 정맥류를 만드는 원인 혈관인 대복재정맥, 소복재정맥과 관통정맥의 문제를 제대로 잘 치료하는 것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그림을 통해 대복재정맥, 소복재정맥 그리고 관통정맥이 어떻게 하지정맥류를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겠다.

왼쪽 사진은 발목내측에서 허벅지 안쪽으로 주행하는 대복재정맥이 만들어 내는 하지정맥류를, 오른쪽 사진은 발목외측에서 오금 뒤쪽으로 주행하는 소복재정맥이 만들어 내는 하지정맥류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런 복재정맥과 같은 표재성 정맥과 심부정맥을 연결시켜주는 관통정맥이 있는데, 이들 복재정맥과 관통정맥은 일반적으로 밖에서 눈으로 관찰하기는 힘들지만 혈관 초음파로는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정맥들의 벽이나 밸브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정맥류가 발생하게 된다.

위 그림은 대복재정맥에 이상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하지 정맥류를 만드는 지를 보여 주고 있다. ▲A는 대복재정맥에 이상이 없는 경우의 정상적인 다리의 정맥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며 ▲B는 대복재정맥에 이상이 생겨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가는 정맥흐름 중 일부가 이쪽으로 역류하여 대복재정맥내로 혈액이 정체됨으로써 정맥류가 생기는 것을 보여준다. ▲C는 관통 정맥의 이상시 정맥류가 생기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런 관통정맥은 복재정맥에 연결되거나 아니면 단독으로 정맥류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대복재정맥과 소복재정맥, 그리고 관통정맥은 위 그림처럼 간단치가 않고 해부학적 변이가 많아서 위치나 분지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고 그 개수 또한 2개 이상일 수 있어 수술 전 이에 대한 정확한 검사가 중요하다. 문제가 있는 복재정맥과 관통정맥의 위치의 정확한 파악과 세밀한 치료가 정맥류 치료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 수술시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 처리만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는데 관통정맥을 어떻게 확실하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은 대복재정맥과 소복재정맥을 처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복재정맥에 역류가 있어 하지정맥류가 발생한 경우 대복재정맥을 완벽히 치료했다 하더라도 이상이 있는 관통정맥을 찾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다면 수술 후에 정맥류가 일부 남게 되거나 조기에 재발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하지정맥류로 인한 증상(종아리 및 발목의 부종, 종아리 통증이나 저림, 종아리의 무거운 증상, 경련 등)의 개선이 완벽히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관통정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정맥혈이 근육 밑에서 비정상적으로 분수처럼 올라와서 정체되기 때문에 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에만 이상이 생겨 발생한 정맥류보다 훨씬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이며 실제 정맥류 환자의 46%이상에서 비정상적인 관통정맥을 1개 이상 가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혈관 레이저 수술을 포함해 현재까지 나온 정맥류 수술 방법은 대부분 대복재정맥과 소복재정맥을 어떻게 간편하게 처리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하지만 재발이 없는 제대로 된 하지정맥류 수술을 위해선 수술을 혈관 레이저로 하느냐 근본수술로 하느냐 하는 등의 방법적인 것보다 현재 환자의 하지 정맥류가 어떻게 해서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잘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글 = 클린외과 이채영 원장(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