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되어 기능이 떨어지면 배란 및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폐경이다. 폐경은 45~55세 사이에 일어나며 한국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50세 무렵이다. 대개 1년간 생리가 없을 때 폐경으로 진단하며, 폐경 후 약 1년까지를 폐경이행기, 흔히 갱년기라고 한다.

여성의 몸은 호르몬의 변화로 다양한 증상들을 보인다. 갱년기 증상도 이 중 하나로써 난소에 존재하는 난포가 퇴화 과정을 거치면서 난포에서 생성하는 에스트로겐의 생산량도 감소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나타난다.

폐경 초기 증상은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고 붉어지는 안면홍조, 식은땀, 불면증, 우울감, 심한 감정변화,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면 장애를 겪기도 한다. 중기가 되면 질이 건조하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성교통, 빈뇨, 요실금, 피부탄력이 감소하거나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폐경 후기에는 골감소증, 골다공증이 발생하고, 심혈관질환이 증가하며 혈액 내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고 대장암의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갱년기 및 폐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호르몬 치료는 폐경으로 결핍된 여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것으로써 방법으로는 경구 투여(먹는 약 복용)가 가장 흔한 방법이며, 주사, 국소 패치, 경질 투여 등의 방법이 있다.

과거에는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비만의 원인이 된다며 기피하였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의하면 유방암이 우리나라보다 흔한 서구에서도 여성호르몬을 7년 정도 복용해도 유방암이 증가되지 않았다. 폐경 후 비만도 호르몬 치료 때문이 아니라 노화로 인해 신진대사가 감소하기 때문이며 오히려 호르몬 치료가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호르몬 치료는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을 예방, 노화로 인한 질과 비뇨기계 위축의 증세로 나타나는 성교통, 재발성 질염이나 요로 감염, 배뇨 장애, 요실금 등의 증상 완화에 도움되며, 관절 통증, 무력감, 어지러움, 불면증, 불안, 초조, 짜증, 두통, 집중력 감소 등의 증상을 호전시키고 피부의 탄력을 좋게 한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가장 흔한 증상인 안면 홍조의 경우 치료를 통해 안면 홍조의 강도와 빈도가 감소하고 3개월 이후에는 거의 소실된다.

식생활 개선이나 생활습관의 교정으로도 폐경기 및 갱년기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식사를 거르지 말고, 패스트푸드와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살코기와 신선한 채소, 과일, 콩으로 만든 두부, 두유 등을 섭취하고 짜거나 매운 음식, 국물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비타민 D가 많은 고등어, 연어, 달걀, 말린 버섯, 마그네슘이 많은 바나나, 견과류, 잡곡, 새우 등을 챙겨 먹도록 한다. 커피, 술, 콜라와 같이 카페인이 든 음식은 안면홍조, 불면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피하고 실내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호르몬 치료는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써 갱년기 증상 완화는 물론 이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한다. 또한, 젊은 여성이라도 과거에 난소 혹은 자궁수술을 받았던 적이 있거나 폐경 증상이 있다면 조기 폐경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호르몬검사를 권한다. 단,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이 현재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 확진되지 않은 질출혈, 심한 간질환, 정맥혈전 색전증이 있는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글 = 삼성수여성의원 신미영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