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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최근 일본 가네보사의 미백 화장품을 사용한 후 피부에 백반증이 생기는 사건이 발생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본 교도통신에 의하면 지난달까지 일본 가네보사에 접수된 피해신고 건수는 1만 5천여 명에 달하며 이 중 피해가 심한 14명은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본 가네보사의 화장품은 국내에서도 사용자들이 많은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일본뿐 아니라 국내 피해자들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으로 앞으로 더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백반증은 피부에 얼룩덜룩 흰 반점이 생기는 질환으로 생명과는 무관한 질병이지만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환자들의 심리적 고통이 매우 크다. 실제로 얼마 전 백반증 때문에 취업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던 한 성인 남성이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삶의 행복지수를 크게 저하시키는 백반증, 하지만 치료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엔 불치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여러 가지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점차 얼마든지 호전이 가능한 질환으로 바뀌었다. 최근엔 기존의 광선요법과 더불어 자신의 표피를 이식해 치료는 표피이식술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 백반증, 멜라닌 세포 소실로 발생

손으로 얼굴을 가린 여자손으로 얼굴을 가린 여자

백납이라고도 하는 ‘백반증’은 피부의 멜라닌 세포가 소실되면서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멜라닌 세포란 멜라닌을 생성하는 세포로 각질 세포에 멜라닌 색소를 공급한다. 그런데 백반증에 걸리면 멜라닌 세포가 죽어서 없어지기 때문에 멜라닌 색소가 만들어지지 않아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멜라닌 세포가 죽는 것일까.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면역체계 이상으로 멜라닌 세포가 파괴된다는 ‘자가 면역 질환설’이 가장 유력하다. 백반증 환자의 피부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서 면역 세포들이 피부에 존재하는 정상적인 멜라닌 세포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여 공격해 죽인다는 가설이다.

발병 시기는 신생아시기부터 노년기까지 가지각색이지만 10~30세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소아기 백반증은 가족력일 가능성이 높고, 성인 백반증 환자는 다양한 유발 요인이 작용한다. 넘어지거나 다치고 긁혀서 생기는 물리적 손상, 자외선에 의한 일광 화상, 임신과 출산, 수술, 사고, 기타 질병 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도 요인이다.

◆ 백반증, 부위별 치료는 어떻게?

전신에 백반증이 퍼져 있을 때는 ‘자외선 광선요법’으로 치료한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에 치명적 해를 입힐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자외선을 ‘약’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백반증 치료에도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요법’이 사용된다. 일광 자외선 그대로가 아닌 인공적으로 UVB의 특별한 파장대만 사용하는 광화학치료법이다.

햇빛의 자외선을 그냥 쬐면 증상을 악화하지만 자외선 중 불필요한 파장대를 제거하고 필요한 파장대만 쐬게 해주면 증세가 호전되는 효과가 있다. 이를 ‘광선요법’이라 하며 백반증이 온몸에 광범위하게 생겼을 경우 이용된다.

치료방법은 특정 파장의 UVB 광선을 쬠으로써 피부 속 색소세포를 자극하는 것으로, 공중전화 부스만한 커다란 원통 안에 들어가 전신에 자외선을 쐬게 된다. 이 때, 백반증이 없는 부분은 옷이나 천으로 가려 자외선을 차단하게 된다.

이마, 손, 발 등 특정 부위에만 작게 백반증이 있을 경우에는 엑시머레이저 치료가 사용된다. 엑시머레이저 치료법은 백반증 부위에만 308nm의 자외선 파장을 조사하여 피부 조직 내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여 색소를 형성시키는 방법으로, 광선요법보다 2~3배 가량 치료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효과는 3~4배 높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단, 범위가 넓은 곳은 힘들고 부분적이며 병변 범위가 적은 경우에만 해당된다. 또한 부위별로 보험적용이 다르다. 백반증 증상이 하반신은 허벅지 아래, 상반신은 목 위 부분으로 반바지, 민소매 옷차림에서 노출되는 부위만 보험이 적용된다. 즉, 일상에서 자주 노출되는 팔, 다리 얼굴 부위는 해당되고 옷으로 가려지는 둔부, 몸통, 어깨 부위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얼굴 백반증일 경우,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 자외선 치료와 병행하여 표피 이식수술을 할 수도 있다. 팔 안쪽이나 다리 쪽의 정상피부에 3~4시간에 걸쳐 표피박리 음압술을 통해 물집을 만들어 낸 다음 이 물집의 윗부분 즉, 표피만을 박리하여 백반증 부위에 이식해주는 방법이다.

표피를 이식 받은 백반증 부위는 이 표피에 있는 멜라닌 세포가 피부 속으로 자리잡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피부색과 비슷해지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엑시머레이저나 자외선 치료를 병행하게 되면 효과가 더 커진다.

표피를 떼어낸 부위는 처음에 붉게 흔적이 남지만 시간이 갈수록 옅어지고 흉터는 전혀 남지 않는다. 표피이식은 진피와 표피를 같이 이식하는 피부이식과 달리 떼어낸 부위에 흉이 안 생긴다. 이미 넓게 퍼진 부위라면 치료가 쉽지 않지만 초기에 발견한 경우, 비교적 증상 범위가 작으면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백반증 환자는 자외선 차단과 꾸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다. 백반증은 초기 초기 6개월내 치료하면 치료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피부에 관심을 갖고 흰색 반점류가 발견되는 즉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는 것이 필요하다.

<글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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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수 강한피부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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