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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어릴 때부터 원래 냉이 많았어요. 최근엔 성관계도 안 했는데 왜 질염이 자꾸 생기나요?“
산부인과에 질염 증상으로 내원하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점이다.

질이 있는 여자는 아기에서부터 노인까지 누구든지 질염이 생길 수 있다.
흔히 잦은 성관계, 불청결한 관리로 인해서 대부분 질염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우선 질염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질염은 여성생식기인 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서, 50%는 본인이 질염에 걸렸는지 모를 정도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분비물의 색이 고름처럼 누렇거나, 소위 오징어가 썩는 듯한 악취가 나거나, 심하게 가려우면 비로소 산부인과 문을 두드리는 여성이 많다.

질은 정상적으로 약산성 환경을 유지하여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균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젖산균이라는 유산균이 살면서 젖산을 분비하여 산성도(pH 4.5)를 유지하는데 약산성 환경이 깨지면 질 안팎에 사는 세균이 급격하게 번식하게 된다.

침이 나와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듯이 질도 정상적으로 윤활액이 분비되어 질을 보호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무색무취, 냄새도 없고 색깔도 투명해야 한다. 냄새가 나거나 색상이 투명하지 않다면 염증이 생긴 것이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 질염은 언제 잘 발생할까?

턱을 괴고 아래를 보고 있는 여성턱을 괴고 아래를 보고 있는 여성

질 세척을 과도하게 자주 하거나 질 안까지 씻어내는 경우, 잦은 비데의 사용으로 질과 항문 주변의 균이 질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 팬티라이너를 지속해서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 등으로 인해 과도하게 자극이 가고 통풍이 안 되는 경우, 잦은 성관계나 불청결한 상태도 질염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소음순이 심하게 두껍거나 늘어져 이물질이 잘 끼고 염증이 자주 발생한다면 소음순성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대음순과 항문 주위에 털이 과도하게 많은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모를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된다.

◆ 질염은 성병인가?

성관계로 인해 세균감염이 된 경우 성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질염이 성병은 아니다. 질염은 감기와 같아서 피곤하거나 면역이 떨어질 때 누구라도 생길 수 있는 질병이다. 성관계에 의한 질염은 증상만으로 구별할 수는 없다.
원인에 대해서는 현미경 검사 및 배양검사 또는 PCR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성병인 경우에는 파트너도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하고 완치여부를 재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부 성병은 임신 중 유산, 조산, 조기양막파수를 일으킬 수 있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불임, 만성 골반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질염이 자주 발생하거나 치료해도 반복하여 재발하는 경우에는 성병검사를 권유한다.

◆ 질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성경험이 없는 여성은 질염이 있어도 산부인과에 오기를 꺼려하여 병을 키우는 일이 자주 있다. 질분비물은 면봉으로 가볍게 채취하여 검사하기 때문에 처녀막의 손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는 질안을 소독하고 상태에 따라 질 안에 약물만 투여하거나 질입구 주변에 바르는 연고 또는 먹는 약을 처방하게 된다.

여성에게 질염은 감기와도 같다. 손을 자주 씻고 잘 쉬면서 물을 충분히, 자주 마시면 몸의 저항력이 유지되는 것 과 같이 평소 비데나 팬티라이너 사용을 자제하면서 질 주변을 건조하게 유지해주면 질염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평소 하루에 1~2회 정도 흐르는 물로 가볍게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씻어내는 것이 좋으며, 여성청결제를 사용할 때에는 합성계면활성제와 인공향이 첨가되지 않은 약산성, 거품이 안 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질염은 자주 발생하는 간단한 질환이지만 치료시기를 놓쳐서 만성골반통증과 불임, 조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글 = 삼성수여성의원 신미영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본 칼럼은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소속 YUF(young urologist forum) 연재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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