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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편두통을 앓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두통 자체의 고통 못지 않게 과민한 감각 증상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평소보다 예민해지고 이러한 자극들이 지속되면서 편두통이 악화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두통이 없는 시기에도 편두통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예민하고 시각 및 청각 등의 감각 반응이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편두통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그 사람 좀 날카롭지? 히스테리가 있는 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하는 편두통에서의 감각 과민, 성격이 예민한 것 등은 넓은 의미에서 민감한 감각과정(sensory processing sensitivity)이라고 불리는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감한 감각과정(sensory processing sensitivity)이란 Elaine Aron 박사(State University of New York, Stony Brook)가 제시하는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감수성이 보통사람보다 높아서 슬프거나 기쁜 감정에 대한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고 이외 신체 감각에 대한 자극 반응도 높게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특질을 갖는 사람들은 슬픈 영화를 보거나 주변 사람들의 감정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두통을 호소하는 여성두통을 호소하는 여성

남들은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일들을 나에게는 너무 큰 의미가 되어서 하루 종일 사로잡혀 있게 되거나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입이 쉽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에 해당합니다. 감수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매우 큰 것이기 때문에 감정 컨트롤이 어려운 상황에 닥치기도 합니다.

민감한 감각과정(sensory processing sensitivity)은 전체 인구의 20% 정도에서 나타나는 뇌 신경계의 특질에 해당합니다. 최근 Elaine Aron 박사의 기능적 MRI 연구 결과에 의하면 뇌의 해마 부위에 대사가 증가된 소견이 있으며 이는 유전적 특질과 연관성이 있다고 합니다.

편두통 또한 외부 자극이나 내부의 감정적 변화에 의해서 뇌신경에 변화가 나타나고 두통이 악화되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민감한 감각과정의 특질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욱 많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통증에 대한 감수성뿐 아니라 감정에 대한 감수성도 높은 것이 편두통의 특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두통의 원인을 일반적으로 뇌혈류의 변화에 의한 혈관성 두통, 뇌신경계 감수성 변화에 의한 자극 증상(spreading depression)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민감한 감각과정(sensory processing sensitivity) 또한 뇌신경 구조의 변화에 따른 편두통 원인의 하나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편두통의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이러한 감수성의 영역을 많이 침범하지 않고 두통과 같은 불편한 증상들만 제거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삶에 대한 성찰과 감수성이 높아지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사색과 감성이 풍요로운 가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글 = 연세오원석신경과의원 오원석 원장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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