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호르몬과 색소침착에 관련되어 여성호르몬 복용 중에 점 제거를 하면 색소침착이 생기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법한 이야기인데요, 과연 사실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임신 중 색소침착(임신선)이 생기는 이유
아마도 ‘점 제거 시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색소침착이 생긴다’는 정보는 임신선 에서부터 비롯된 이야기로 보입니다.
고민하고 있는 임산부
임신 중 다량으로 분비되는 여성 호르몬. 그리고 그 속에 함유하고 있는 에스트로겐. 바로 이 에스트로겐 호르몬은 멜라닌 세포의 색소 형성을 자극하는데요, 이로 인해 임신 중에 배꼽 밑으로 까맣게 색소가 앉거나 겨드랑이, 유두와 유륜 주위가 까맣게 진해지고 심한 분들은 사타구니 등에도 색소가 앉게 되는 임신선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로, 점을 제거한 시기가 피임약 등 여성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시기와 겹친다면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색소침착이 더 잘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모든 피부타입에서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 점 제거 후 색소침착은 일반적인 회복의 과정
일반적으로 점 제거 후 홍반이라는 경과를 거치면서 다소간의 색소침착 후 점차 회복하는 게 정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성 호르몬제를 복용한다는 이유로 색소침착이 우려되어 점제거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치료 전후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잘 바르는 것을 생활화하시고 치료 후 색소침착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는 홈케어를 잘 가이드 받아 지켜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내용은 충분한 설명 없이 ‘호르몬제가 색소침착을 많이 일으킬 수 있다더라’로 구전되어서 오히려 많은 분들에게 과한 염려와 혼란을 주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 스테로이드제가 색소침착에 도움을 줄까?
한편,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는 여성호르몬제와는 반대로 색소침착의 억제에 도움이 되는데, 두 가지를 같이 복용한다면 여성호르몬제에 의한 색소침착의 위험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고 점을 제거할 때 색소침착이 두려워 스테로이드제를 예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과잉대응으로 그럴 필요는 전혀 없으며, 스테로이드제는 불필요하게 과다 복용시 여러 부작용이 있는 약물이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 하에 복용하셔야 합니다.
즉, 색소침착이 염려될 만큼 여성호르몬제에 노출되는 질환력이나 현재 습관이 있다면, 피부과 전문의 선생님께 진료를 보고 이러한 배경을 충분히 논하고 시술을 받으시면서 시술 후 홈케어를 잘 해가신다면 무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글 = 벧엘피부과 조은아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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