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일이 얼마 전 있었다. 당시 약혼자에게 더 큰 기쁨을 주고자 성 기능 관련 약물을 처방받기 위해 자주 진료실을 방문하던 젊은 남성이 있었는데, 어느 금요일 늦은 오후 그가 진료실로 찾아왔다. “선생님, 저번 그 약 다시 부탁드려요. 이번엔 좀 많이 주세요. 내일 결혼식이거든요.” “아, 축하드려요. 일주일 치면 되겠죠?” “네, 그리고 온 김에 정액검사 한번 해 볼게요. 혹시 몰라서요” 그런데 그 ‘혹시’가 일어나고 말았다. 그는 무정자증 환자였던 것이다. 단 한 마리의 정자도 보이지 않았다. 인공수정
Q. 운동을 계속 해야 근육이 퇴화되지 않고, 자동차도 기능을 유지하려면 한번씩 시운전을 해야 하는 것처럼 나이가 들어도 자위를 계속 해야 성기능이 퇴화되지 않나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체력적으로만 봤을 때는 자원소모만 될 뿐입니다. 인간의 수면은 여러 단계의 깊이를 가지는데 이중 REM수면이라는 구간이 있습니다. 이 REM수면 중일 때 음경발기가 되며 이 현상은 하룻밤에 3~6회, 전체 수면시간의 20~40%동안 일어납니다. 따라서 질문자가 말한 ‘시운전’ 개념의 행위는 잠 잘 때 무의식적으로 이미 하고
어디선가 들었다. 남자는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그 생각’이 난다고. 그냥 지나쳤던 말인데 전공의 시절 나는 이것을 직접 확인했다. 전립선 비대는 할아버지들을 괴롭히기로는 일등인 질환이다. 70세가 넘어가면 열에 아홉은 전립선비대가 있고 이것은 배뇨에 악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는 약물치료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수술(내시경으로 긁어내 통로를 확보한다)이 필요한 경우도 상당수다. 이 수술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작용은 역행성사정인데 발기 및 사정(오르가즘도 정상적으로 느껴진다) 자체는 이상 없지만 사정액이 배출되지 않고 방광으로 넘어
얼마 전 즐겨 듣는 과학 관련 팟캐스트의 여성 진행자가 몇 회를 쉰 후 다시 출연하여 결방 이유를 밝혔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었다. 요로결석으로 치료를 받느라 쉬었다는 것인데 나의 흥미를 끈 것은 증상에 대한 표현이었다. 그녀의 비유에 의하면 “전기톱을 작동시킨 후 삼키는 것” 정도의 통증이라고 한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맞물려 요로결석 발생률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통계에 의하면 평생 유병률이 10%라고 한다. 주위 사람 10명 중에 한 명은 죽기 전 꼭 한번은 요로결석에 걸리는 셈이다. 필자만 해도 아버지께서 돌이 요관에 걸려 쇄
흔히 작은 고추가 맵다고들 한다. 식당에서 주메뉴 나오기 전 탁자에 올려진 고추를 먹어보면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럼 “다른 고추”에서는 어떨까? 성관계의 만족도는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기 때문에 개인차가 매우 크다. 여러 통계에 의하면 음경의 크기와의 상관 관계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수컷”의 속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필자의 큰 고모는 독일에 산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광부와 간호원들을 파견할 때 독일로 건너가 그곳 남성과 결혼하여 매우 부유하게 살고 있다. 훗날 고모 댁을 방문한 내 머릿속엔 오직 한
현대의학은 날로 발전하여 암 정복도 꿈이 아닌 시대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치병은 존재하며 비뇨기과 남성과학 영역에서 그 최고봉은 지루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년 전 한 부부가 손을 잡고 진료실에 들어섰다. 그들의 문제는 바로 지루였다. 당시 딱히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아 별다른 도움을 줄 수 없었고 허탈하게 돌아서는 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적잖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곤 한다. 지루가 병인가? 오래 하면 좋은 것 아닌가? 남들은 오래 하려고 (조루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치료 나 수술을 한다고들 하는데 그게 무
초등학교 남학생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비뇨기과 의사로서 생각해볼 때 ‘포경수술’이라 답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용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데, 포경이란 음경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를 뒤로 잡아당겼을 때 저항 없이 (혹은 좁아져서 목 조르는 구간 없이) 귀두가 완전히 노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안 까진다’는 것이다. 포경은 원인에 따라 두 종류가 있는데 자연 발생하는 일차적 포경(생리적 포경)과 염증이나 외상에 의한 흉터 때문에 생기는 이차적 포경(병리적 포경)이 있다. 최근 자료
며칠 전 회비납부를 위해 대한비뇨기과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다. 우리 과목의 명칭을 바꾸고자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비뇨의학과’가 후보로 떠올라 있었다. ‘비뇨기과’란 이름이 환자들과 의사들 모두에게 적잖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또한, 전공의 지원자가 최근 씨가 말라버린 것도 이러한 위기감에 일조한 듯하다. 내 기억에도 비뇨기과라는 단어는 ‘피식’하고 웃음 짓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많은 사람이 우리 과목의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포경수술이 생각난단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는 세계
당신은 남성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15% 확률로 정계정맥류 환자일 수 있다. 생각보다 높은 유병률에 꽤나 놀랐겠지만 걱정하지는 말자.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환자는 그 중 일부 이다. 후술하겠지만 꼭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 또한 그리 많지 않다. 최근 불임 남성이 느는 추세와 맞물려 그 원인에 대한 탐구도 활발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서 명백한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 불임의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명백히 밝혀진 원인 중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 중에 하나는 정계정맥류 일 것이다. 그다지 아프지도 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