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여름은 천지의 기가 서로 사귀고 만물이 꽃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로 여긴다. 그러나 이렇듯 사물이 풍성해져야 할 시기에 오히려 더위에 지쳐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흔히 더위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제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계속되는 더위에 쉽게 입맛을 잃고 기운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서병(暑病) 또는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늦봄이나 여름에 두통이 있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식사량이 줄고 몸에 열이 나는 것을 주하병이라 하는데, 이는 원기가 부족해서 생긴다'고 하였다. ◆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여름 장마 기간이 전보다 덥고 습한 것 같다. 한방에서는 장마철 기후의 특징인 높은 습도로 인한 습사가 인체에 침범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본다. 동의보감에 습이 경락에 있으면 해질 무렵에 열이 나고 코가 막히며, 습이 뼈마디에 있으면 온몸이 다 아프고, 습이 오장 육부에 있으면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이 뒤섞여 설사하고 오줌이 잘 나가지 않으며 배가 그득해진다고 했다. 따라서 장마철 습기에 오래 노출되어 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주로 몸이 무겁고 팔다리가 노곤하며 묽은 설사를 하며 오줌이 뿌연 증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