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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엽산은 흔히 임신부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영양소라는 인식이 있다. 사실 엽산은 임산부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엽산은 세포의 성장과 적혈구 형성을 돕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10~20대 절반 이상이 엽산이 결핍된 상태라는 질병관리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시금치는 엽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품이다|출처:클립아트코리아시금치는 엽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품이다|출처:클립아트코리아

엽산 섭취 부족한 1020세대, 빈혈·심혈관질환 주의해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3-2015)’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10세 이상 남녀 8,016명의 혈중 엽산 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혈산 엽산 농도가 6.8nmol/L 미만이면 결핍, 6.8~13.4nmol/L 사이면 경계 결핍으로 분류했다.

혈중 엽산 농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남녀 가운데 5.1%가 결핍, 31%가 경계 결핍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와 20대는 약 13%가 결핍, 45% 이상이 경계 결핍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혈중 엽산의 결핍 비율이 더 높았는데, 10대 남성에서는 63.4%, 20대 남성에서는 71.4%가 적정 혈중 엽산 농도 수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혈액 속 엽산 농도가 낮을 경우에는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거대적아구성 빈혈은 엽산이나 비타민 B12 결핍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골수가 크고 비정상적인 적혈구(거대적아구)를 생성한다.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나타나면 신체 허약감, 피로, 두통,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또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15μmol/L를 초과하는 ‘고호모시스테인혈증’을 주의해야 한다. 호모시스테인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독성 부산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호모시스테인은 엽산과 만나 다시 시스테인이나 메티오닌 등의 아미노산으로 전환되는데, 엽산을 포함한 비타민 B군 섭취가 부족하면 호모시스테인을 다시 아미노산으로 전환하지 못하게 된다.

혈액 속에 과다해진 호모시스테인은 혈관을 노후시켜 혈전을 일으키고, 동맥경화 등의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뇌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을 손상시켜 뇌졸중의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부족한 엽산, 음식이나 영양제 등으로 보충…과다섭취는 피해야
엽산을 포함한 비타민 B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음식이나 영양제 등을 통해 일일 권장량에 맞게 충분히 섭취하 것이 좋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발간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의하면, 엽산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일반 성인 기준 약 400μg, 임신부는 620μg이다.

엽산은 △시금치, 브로콜리 등 녹색 채소 △딸기, 참외 등 과일 △대두 등 콩류 △김 등 해조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다만 엽산은 수용성인 데다 열에 약하다는 특징이 있어, 장시간 가열하면 엽산이 쉽게 파괴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통해 엽산을 섭취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가열을 피하고, 조리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채소와 과일을 섭취할 때는 날 것 그대로 먹거나 즙을 내서 먹는 것이 권장된다.

임신이나 수유 등으로 엽산 섭취량을 늘려야 하는 경우, 엽산 보충제나 비타민 B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이때 하루 상한 섭취량인 1,000μg을 넘겨서 과다하게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과잉 섭취한 엽산은 대부분 소변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지만, 간혹 신장에 무리를 줘 신장 결석이나 복부팽만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다른 비타민 B군을 섭취하지 않고 엽산만 지나치게 보충할 경우,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비타민 B12 결핍증이 나타나도 조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엽산을 보충할 때 다양한 비타민 B군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영양제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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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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