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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하이닥은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유형곤 원장과 함께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 예방 문제뿐 아니라, 백세시대 건강하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매주 소개합니다.

안과 전문의 유형곤 원장ㅣ출처: 하이닥안과 전문의 유형곤 원장ㅣ출처: 하이닥

“앞으로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요?”

20년 넘게 망막변성 클리닉 진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망막변성은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고 망막변성으로 인한 시각 장애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후 진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불안은 클 수밖에 없다. 아직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더욱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황반변성이나 망막변성에 대한 무분별하고 과장된 정보는 환자에게 도움보다는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나이관련 황반변성과 망막색소변성을 포함하는 망막변성질환은 양안 실명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실명질환이다.

눈동자 안에서 빛을 받아 시각적인 신경신호를 만드는 망막은 중추신경계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망막변성질환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대표적인 신경변성 질환이다. 신경변성이 인지기능과 관련이 있는 대뇌에 발생하면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같은 인지장애가 나타나는 것처럼 변성이 망막신경에 발생하면 시각을 점점 잃게 된다.

인지장애 같은 신경변성 질환은 서서히 나타나서 초기에 진단을 놓칠 수 있고 증상이 나타났다가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다행히 망막영상검사 방법의 비약적인 발달로 인해 망막변성의 초기에도 그 미세한 변화를 찾아낼 수 있게 됐다. 높은 해상도와 인공지능에 기반한 알고리즘의 개발에 힘입어 조기에 망막변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빛 간섭단층촬영은 망막의 미세한 조직변화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세의 촬영까지 가능하여 습성황반변성의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고, 황반색소밀도 검사와 미세시야 검사는 황반의 기능기에 대해서 비교적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해부학적 병변이 선행하는 기능적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광각안저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은 주변부 망막의 변성까지 놓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다.

나이관련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변성 질환은 유전적 배경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가 키가 크면 자녀도 키가 큰 경향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인종적인 차이도 잘 알려져 있는데 한국인과 같은 동양인은 망막을 도와주는 맥락막의 울혈에 의한 변화가 더 크고 위축성 변화가 상대적으로 늦게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망막변성 예방 치료법 등 의학적 연구 활발
후천적인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비만, 당뇨/고혈압/고지혈증, 우울증, 식습관이나 운동 같은 생활습관 등이 망막변성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신경변성 질환의 진행에서 정신 건강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는 알츠하이머병과 황반변성을 가속화하는데 폭식이나 결식 같은 섭식장애, 폭음,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을 초래함으로써 더욱 신경변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요가나 명상처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법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다행인 점은 망막변성을 의학적으로 예방하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나이관련 황반변성에 대한 치료는 초기와 중기에는 정기적으로 진행을 모니터하면서 항산화제제와 황반색소가 포함된 보조제를 처방하고 습성이 되면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안구 내 주사로써 치료한다. 아직 망막신경의 위축을 예방하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데 최근 면역조절 단백질 중 하나인 C3에 대한 억제제가 미국 식약처 허가를 앞두고 있다.

또한 선택적으로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자극하는 레이저 치료방법도 황반변성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하여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신경변성질환은 산화스트레스, 염증, 혈류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잘 관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망막변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배려 절실
잠에서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보는 활동, 즉, 시각을 영위한다. 망막변성 때문에 온전한 시각이 어려운 분들의 고통을, 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가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같이 온 가족조차도 환자의 어려움을 모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핸드폰이 안 보이고 밖에 혼자서 다니기 어려운 망막변성 환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시각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배려 수준은 소위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지적이 있다. 암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전신 질환에만 공공 의료자원이 집중되는 것도 망막변성 환자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다. 망막변성질환은 수명이 길어지면서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선진국에서는 예방과 치료지원사업 등 사회적 관심과 국가적인 지원이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망막변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상황이다. 망막변성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 = 유형곤 원장(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하늘안과 망막센터장)

[한국망막변성협회 '유형곤의 시투게더(Seetogether, Sitogether)'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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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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