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의학기자 방정현 원장ㅣ출처: 하이닥

다리에 보기 싫게 구불구불하게 혈관이 늘어난 상태를 하지정맥류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나 혈관돌출의 문제만 하지정맥류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다리에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는 형태의 하지정맥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리에 도드라지는 혈관 돌출 여부만으로 하지정맥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에 발생하는 하지정맥류는 굉장히 다양한 이유에 의해 발생합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원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정맥 벽 약화가 가져온 혈관 확장 △판막기능 이상 △유전적인 요소 △비만 △흡연 △여성 호르몬 등이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서 흔하게 발병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입니다.

주된 증상으로는 하지 부종, 중압감, 색소침착 및 궤양 발생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보기도 안 좋을뿐더러 다리가 저리고 붓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줍니다. 특히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직업군을 가진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움직임이 거의 없이 서 있을 때는 혈액이 정맥으로 계속 유입되면서 발 정맥의 압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하지정맥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계속 서 있어야 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군이라면 정맥순환 개선을 위한 약물 처방 혹은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발병 가능성을 낮출 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발생한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고 불편한 증상을 해소하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길 바랍니다. 과거에는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렁정맥 근위부에서 결찰 후 정맥을 제거하는 고위결찰술, 발거술을 주로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용적인 요소까지 함께 고려해 가급적 흉터가 보이지 않고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은 수술을 고려하다 보니 고주파 수술, 레이저 수술을 선호합니다.

고주파정맥류 폐쇄술은 고주파 카테터를 정맥으로 넣은 후 정맥류가 생긴 정맥 내막에 고주파를 조사해 85~90도 정도의 고열로 정맥내막에 아교질변성과 근육세포괴사를 야기하고, 섬유화를 통해 정맥을 폐쇄하게 됩니다.

고주파 수술방법은 큰두렁정맥이나 작은 두렁정맥에 나타난 정맥류 치료에서 시행하며, 치료 가능한 정맥 크기는 직경이 12mm 이하입니다. 레이저 수술은 정맥 내 레이저 파이버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적혈구를 기화시키거나 내막에 직접 열을 가해 아교질을 수축하고 정맥내막을 손상시켜 정맥을 섬유화해 경화시키게 됩니다. 이 또한 고주파 수술과 마찬가지로 큰두렁정맥이나 작은 두렁정맥에 사용할 수 있지만, 비교적 가는 정맥의 정맥류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열 자체를 쓰지 않는 생체접착제를 주입하는 치료 방식도 있습니다. 이 물질은 혈액 내 혈액과 접촉하게 되면 빠르게 굳기 때문에 역류하는 혈관을 폐쇄합니다. 주변 정상조직에는 거의 손상을 주지 않기에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데다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도 필요 없습니다. 이 방식의 치료는 폐쇄해야 할 혈관이 직선이 아닌 구부러진 경우와 환자가 통증이 제일 적은 치료를 요구할 때 적합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방정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