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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조루수술은 민감한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기본 원리는 감각을 둔감하게 하여 사정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감각을 어떻게 둔감하게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체의 감각이 어떤 경로로 전달되는지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조루수술 후 신경통 증상조루수술 후 신경통 증상

인체의 모든 세포가 그렇듯 신경 계통도 무수히 많은 신경 세포로 되어 있다. 이러한 신경 세포는 하나의 핵과 세포체, 그리고 축삭과 돌기로 되어 있고 세포막에 둘러싸여 있다. 신경 계통의 주요 기능은 피부 등 말초에 있는 수용기에 자극이 가해지면 신경원에서 자극을 규합하여 전기적 신호로 변형한 후, 세포막을 통해 척수나 뇌로 전달하거나 반대로 뇌나 척수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말초로 전달하는 것이다.

무수히 많은 신경원이 모여 신경섬유다발을 형성하고 신경섬유다발이 모여 신경다발을 형성한다. 신경다발은 결합조직으로 된 신경다발막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인데, 마치 피복에 둘러싸인 전선과 매우 유사하다. 수술 중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말초 신경은 바로 신경다발막에 쌓여 있는 신경 다발이다. 신경다발의 굵기나 개수는 사람마다, 또 부위마다 차이가 있는데 신경다발이 지나치게 굵거나 많으면 해당 부위는 약간의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는 예민한 상태가 된다.

조루수술은 이처럼 배부신경이 지나치게 발달해 약간의 자극으로도 쉽게 반응하고 사정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수술을 통해 신경을 차단하여 감각을 둔감하게 함으로써 사정 시간을 지연시키는 치료법이다. 수술 시 신경을 찾고 차단하는 과정에서 신경 손상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처럼 신경이 손상되고 회복하는 과정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신경통이라고 한다. 수술 후 신경통은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신경 손상이 심하면 심할수록 신경통도 심해지게 된다.

기존에는 배부신경 자체를 일정 부분 잘라내는 방법의 조루수술이 많이 시행되었다. 이때 신경이 절제되면 단면에서 월러변성(Wallerian degeneration)이라고 하는 신경 퇴행성 변화가 있게 되고, 근위부 단면에서는 손상된 세포핵의 이상 분열로 인해 4일 정도 지나면 하루에 1~2.5mm 정도씩 원위부 절제 단면을 향해 새로운 신경이 자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경통이 생기게 되고 특히 수술 중 회복 과정에서 생기는 반흔 조직 등으로 인해 신경의 재생이 지연되거나 주변의 다른 신경과 접합되면 난치성 부작용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가 생기게 된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즉 신경을 잘라내지 않고 단면을 축소시켜 감각을 둔감하게 하는 조루수술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해당 수술은 신경세포핵의 손상을 최소화시킴으로써 수술 후 이상 분열로 인한 신경통이 생길 확률이 매우 낮고 단순히 신경 전달 경로인 신경의 굵기만을 축소시킴으로써 훗날 과다한 감각 저하로 지루증이나 발기부전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의 감각 복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일부에서 이 수술에 대해, 신경이 괴사되므로 결과적으로 신경을 절단하는 수술과 효과가 동일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견해이다.

신경세포핵은 수많은 세포체와 결합조직막 등 완충제에 쌓여 있어, 단순히 결찰한다고 해서 세포핵 자체가 손상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핵이 손상되지 않은 세포는 이상 분열이나 사멸을 하지 않는다. 또한 신경 세포는 주변의 모세혈관으로부터 영양 공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특정 부위의 신경 단면이 좁아진다고 이하 신경 세포가 모두 괴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물론 지나치게 가는 결찰사를 사용하거나 강약 조절을 잘 못하면 수술 과정에 신경이 절단될 가능성도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수술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기존의 배부신경을 잘라내는 수술이 4차선 도로를 완전히 폐쇄하는 수술 방법이라고 한다면 신경 단면을 축소시키는 조루수술은 4차선 도로를 1~2차선 도로로 축소하는 수술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봤을 때는 4차선 도로를 완전히 폐쇄하여 신호 전달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효과가 좋을 것 같지만, 손상되면 그에 맞서 회복하려는 성질이 강한 인체의 특성상 과다한 신경 손상은 신경통이나 재발과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덧붙여 조루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치료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치료가 그렇듯 조루의 경우에도 수술 치료 외 원인에 따라 경구제 복용이나 행동요법, 리도카인겔과 같은 제품을 부위에 도포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

따라서 무조건 수술 치료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우선 주기적인 사정과 생활 습관 교정, 약물치료 등 보존적 요법을 시행한 후, 효과가 없거나 번거로움에 의한 불편이 있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검사 및 진료를 통해 본인에게 나타난 조루증의 원인을 찾고 치료 방법에 대해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부위가 민감하기 때문에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부작용 발생 빈도나 훗날 감각 복원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심영진 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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