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T를 가지고 있는 치과가 많아졌습니다. CT는 술 전 수술부위 파악이나 방사선 사진 상 한계로 인해 정밀한 CT 진단을 위해서 이용하지만, 치아 교정의 치료 과정에도 장점이 많아 자주 쓰입니다. 교정 진단과 치료 시 CT 촬영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잇몸뼈의 두께와 밀도 확인 가능

교정치료 전에 앞니 주변의 잇몸뼈가 튼튼한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료 전의 치아와 치아 주변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아야 최적의 교정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x-ray에서는 정면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뼈의 상태가 잘 안 보이는 부분이 생기고, 각도를 줘서 촬영하더라도 한계가 생깁니다.

그리고 일부 환자에게서 일반 방사선 사진상에 이상이 없었지만, CT로 치아 단면을 관찰할 때 위 앞니 뿌리 부근의 "잇몸뼈"가 너무 얇은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처음에 앞니는 장치를 붙이지 않고 교정치료를 진행하거나 장치를 나중에 붙이게 됩니다.

뼈 상태가 너무 약하신 경우, 치아를 빼는 발치 교정 대신 이를 빼지 않고 치료하는 비발치 교정으로 치료계획을 바꿔야 할 수 있습니다. CT 영상으로 이를 미리 확인하는 장점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무리하게 치료를 진행하다가 치아 뿌리가 더 짧아지거나 잇몸뼈에 손상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치아 뿌리 길이와 모양 확인 가능

교정 치료 전에 치아 뿌리 길이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교정치료 시 장치를 붙이는 부위는 치아머리지만, 실제로 뼛속에서 장거리를 움직여야 함고 힘을 많이 받는 부위는 치아 뿌리입니다. 따라서 치아 뿌리의 상태가 어떠한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치아 뿌리가 매우 짧거나 뿌리 끝에 흡수 소견(뿌리 끝이 뾰족하거나 닳아있는 흔적이 보이는 것)이 있으면 되도록 비발치 치료나 단기 간단 교정을 하시는 것이 치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좋은 치료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3. 과잉치와 치아종 확인 가능

과잉치(supernumerary tooth)란 여분의 치아가 입안에 더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과잉치는 보통 위 앞니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으나 흔치 않게 아래턱 정중앙 부위나 작은 어금니 부위 또는 입천장 위쪽으로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아종(odontoma)이란 작은 사이즈의 치아 덩어리들이 뼛속에 묻혀있는 것을 말합니다. CT영상 촬영을 하신 분 중에 과잉치나 치아종을 발견하게 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반 방사선 사진에서도 보일 수 있지만, 정확한 위치와 범위, 형태를 알려면 CT 영상이 꼭 필요합니다.

교정치료 시 움직여야 할 치아와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으면 특별히 발치할 필요는 없으나, 과잉치나 치아종 주변에 드물지만, 물혹(cyst)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2-3년 간격으로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물혹이 커지게 되면 주변 치아와 잇몸뼈를 압박하여 통증이 생기거나 고름 같은 것이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혹은 커지기 전에 발견하여 과잉치나 치아종과 함께 제거하게 되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만약 교정치료에 방해되는 위치에 과잉치나 치아종이 있다면 위치 관계를 파악해서 수술 발치를 하거나, 깊은 위치에 있다면 대학병원에서 발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screw를 식립할 때 치아 손상 방지

요즈음 교정치료 과정 중에 교정용 스크류를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면서도 보다 심미적인 미소 라인을 얻는 데 있어서 스크류가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심한 돌출입, 심한 덧니,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보이는 거미 스마일(gummy smile), 위아래 앞니가 닿지 않고 공간이 떠 있는 개방교합 (open bite)의 치료 등에 교정용 스크류를 많이 사용합니다.

스크류는 치아와 치아 사이에 작은 나사를 잇몸뼈에 심는 것으로, 정확한 위치에 식립해야 치아뿌리 손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정치료 중에 스크류가 탈락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스크류 주변의 잇몸뼈가 약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골밀도가 떨어지는 약한 부위보다는 골이 치밀한 단단한 뼈 부위에 심어야 탈락하지 않고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일반 방사선 사진 촬영으로는 골밀도 확인에 한계가 있지만, CT 사진의 경우 가로 단면상에서 잇몸뼈의 두께와 밀도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스크류 식립을 위해서 CT분석은 큰 장점이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영수 원장 (치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