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라면 한 번쯤 이른바 '음경확대기구'라고 하는 물건에 관심을 가져봤을 듯하다. 조금 적극적인 분들은 구매도 해보셨을 법하다. 길거리 성인용품 판매점이나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음경확대기구는 얼핏 생각해서는 잘만 활용한다면 큰돈 들이지 않고 콤플렉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의사들은 하나같이 남성확대기구 사용을 권하지 않을뿐더러, 한층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사용을 만류한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비용이 비싸고 둘째, 효과가 없으며 셋째,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명 남성확대기구라고 불리는 용품들의 가격은 저마다 다르지만, 저렴하게는 몇만원에서부터 30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고액을 지급하고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일까?

요즘은 인터넷이 워낙 발달하여 어지간한 물건은 조금만 검색해보면 사용자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남성확대기구 사용자 후기는 온라인에서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또 이 같은 기구를 이용하여 실제로 효과를 보았다고 하는 이야기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효과를 봤다고 자랑하기에는 조금 뭐한 상품 자체의 특수성 때문일 수 있으나, 이는 실제로 효과가 없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남성확대기구는 대부분 외부에서 강제적인 힘을 가하여 성기를 크게 한다는 원리다. 그런데 이 자체가 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남성의 성기는 해면체라고 하는 특수한 조직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조직은 남성호르몬의 작용으로 발육하는 것이지 물리적인 힘을 억지로 가한다고 해서 커지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남성의 성기는 외부에서 강제로 힘을 가한다고 해서 커질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지속적으로 강한 힘을 가하다 보면 성기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물건을 잘못 사용하여 성기에 물집이 생기고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남성들이 종종 있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음경해면체에 석회화가 일어나면 발기부전 등 심각한 성 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두 번 다시 부부관계를 가질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남성확대기구는 유용성이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들은 이 같은 기구 사용을 만류한다. 정말로 효과가 좋고 안전한 물건이었다면 진작에 의료용품으로 인정받고 널리 판매되었을 것이고, 의사들이 나서서 권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말해도 결국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겠지만, 높은 비용 대비 효과가 불확실하고 위험성이 높은 물건을 굳이 구입하여 고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평소 왜소 콤플렉스가 있었다면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남성확대기구를 이용하기보다는 의료기관에서 먼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다양한 남성확대재료가 개발되었고, 개중에는 실리콘 보형물과 같은, 오히려 남성확대기구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게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것들도 있으므로, 비뇨기과적 고민에 대한 답을 좀 더 양성적인 방향으로 찾아보길 바란다.

<글 = 트루맨남성의원 강남점 조현섭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