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JTBC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에 조루수술을 했는데도 여전히 조루증으로 고민하는 남성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꼭 극심한 조루 증상이 있는 남성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조루 경향이 있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관심 있게 방송을 봤음 직하다.
조루수술을 받았는데도 효과가 없는 남성이 취하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다. 재수술을 고려하거나 낙심하고 포기하거나. 특히 재수술을 고려 중인 분 중에는 분명히 감각이 둔감해지긴 둔감해진 듯한데, 시간상으로는 그대로거나 미미하게 늘어났을 뿐이라서 이를 두고 수술 효과가 있다고 해야 할지 없다고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조루수술을 받으면 사정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라고 수술에 임한 경우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조루수술은 관계 시간 자체를 늘려주는 치료법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조루수술이란 다양한 조루증의 원인 중 감각 신경이 민감한 경우 해당 부위의 감각을 저하시켜 스스로 사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치료법이다.
고민하는 남성물론 조루수술을 받으면 부위 감각이 어느 정도 저하되므로 사정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지연될 수는 있다. 그러나 수술치료를 했다고 해서 그 시간이 무한정으로 길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조루증은 단순히 부위가 민감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정 주기가 불규칙하다거나 발기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성관계를 한 경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일 때에도 조루증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조루수술을 고려 중인 남성은 수술 전 이 같은 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후 수술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조루수술 후 효과가 없는 이유를 알아보자.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애초에 조루수술이 적합하지 않았던 경우다. 조루수술은 부위가 민감한 남성에게 적용하면 만족스러운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법이며,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 조루증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컨대 정신 심리적 요인으로 발생한 심인성 조루, 발기력 저하와 동반된 조루증인 경우에는 조루수술을 해도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술치료가 권장되지 않는다.
즉 조루수술을 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경우라면 최초 진료 시 정확한 원인 진단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 이때는 병원에 내원하여 기기를 통한 귀두 민감도 검사 등 정확한 원인 진단을 받은 후 그에 따른 맞춤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
심인성 조루라면 프릴리지와 같은 신경안정제가 도움될 수 있고, 심리상담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만일 외고환이나 만곡증, 왜소음경과 같은 신체적 요인으로 이성 앞에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어 심인성 조루증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적절한 교정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발기력 저하와 동반된 조루증이라면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하고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받아 이용하거나 발기부전수술이 도움될 수 있다.
조루수술 후 효과가 없는 두 번째 이유는 불규칙한 사정 주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상황이며, 첫 번째 이유에 비해 비교적 해결하기가 쉽다. 남성이 장시간 사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체내에 정액이 꽉 차 있게 되므로 약간의 자극만 있어도 쉽게 사정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루수술 후에는 주기적인 사정이 필요하다. 성관계를 할 기회가 없는 경우에는 자위행위를 통해 정액을 배출해주는 것이 좋다. 20~30대 남성이라면 주 2~3회, 40~50대 남성은 주 1~2회 정도가 적절하며, 이렇게 주기적인 사정을 시행하면 수술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안타깝게도 증상이 재발한 경우다.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조루수술은 배부신경이라고 하는 귀두 감각 신경을 절제하여 제거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렇게 절단된 감각 신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감각 신경이 재연결되면 자연히 귀두 감각이 원래대로 되돌아올 수 있다. 이른바 재발이다.
증상이 재발하여 재수술을 고려 중인 경우에는 배부신경을 절제하는 기존 수술을 두 번 받는 것보다는 다른 형태의 수술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신경 절제를 두 번 이상 하게 되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과 같은 만성 난치성 신경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고, 음경단축현상 및 만곡증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배부신경을 절제하지 않고 보존하면서 신경 기능을 안정적으로 감소시키는 형태의 '신경보존형 조루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글 = 트루맨남성의원 강남점 조현섭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