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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 전국의 학생들에게 성적향상에 보탬이 될 만한 이색 연구 결과를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최근 미국 로렌스 대학(Lawrence University) 연구팀이 껌 씹기의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8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험 전 혹은 시험 중간 등 다양한 방법으로 껌을 씹도록 한 후 결과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시험 시작 5분 전에 껌을 씹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껌 씹기의 효과는 시험 시작 후 15~20분 정도 짧게 지속됐습니다. 반면 시험 중간에 껌을 씹는 것은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시험 시작 직전에 껌을 씹었다가 그 효과가 떨어질 때쯤 재빨리 또 다른 껌을 씹는 방식으로 시험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껌을 씹는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의 저자인 로렌스 대학(Lawrence University) 심리학 조교수 서지 오니퍼(Serge Onyper) 박사는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껌을 씹는 활동이 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시험 중간에 껌을 씹게 되면 인지∙사고 작용에 사용되어야 할 뇌의 일부가 껌을 씹는데 사용되어 결과적으로 성적이 하락하는 것”이라고 서지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이전 연구들을 보면 모든 종류의 신체 활동이 시험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는데요, 연구팀은 껌 씹기와 같은 가벼운 신체 활동도 이러한 효과를 내는데 충분하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시험은 누구에게나 긴장되는 일입니다. 긴장이라는 것은 과도한 집중으로 인해 활성을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뇌를 쉬게 하는 행동들은 모두 긴장을 줄여주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야구선수들이 시합 전에 껌을 씹는 것도 긴장을 풀기 위해 자연스럽게 체득해 온 방법이지요.

껌을 씹는 것 외에도 가벼운 신체행위나 명상, 먼산보기, 심호흡 등과 같은 방법도 마찬가지로 긴장완화에 효과적입니다. 우리가 시험 직전에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떨게 되거나 손 바닥을 자주 비비게 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시험 전 껌을 씹는 것은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에 실제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험 전에 껌 씹기를 한 후 시험성적을 확인하는 단순한 실험과정만으로는 "껌 씹기가 뇌를 각성시킨다"라고 결론내리기엔 지나친 비약이나 확대해석일 수도 있습니다.
시험 중간에 껌을 씹으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는 다른 실험에서도 보여 주듯이, 껌 씹는 행위는 오히려 뇌의 활동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00미터 달리기 전에 가벼운 점프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오리걸음을 하고 뛰는 것은 해가 될 수 있듯이 말입니다.

시험 당일, 미처 껌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연구 결과만 놓고 긴장을 푸는 여러 행위 중에 ‘껌 씹기’가 특히 우월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평소 다리 떠는 습관이 있었다면 잠깐만이라도 마음껏 떨어보는 것도 좋고,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전국의 학생 여러분들, 이번 기회에 각자에게 맞는 긴장푸는 법 하나쯤은 개발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한도훈 하이닥 소셜의학기자(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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