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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오케스트라 맨 뒤엔 팀파니, 북, 심벌즈, 실로폰과 같은 퍼커션(타악기)이 있는데 여기엔 탬버린, 트라이앵글 등도 당당히 ‘나도 악기다’라고 속해 있다. 사람들에게 “오케스트라 중 본인도 연주할 수 있을 것 같은 악기’를 고르라고 한다면 당연히 탬버린, 트라이앵글과 같은 타악기겠지만 타악기 연주자들은 팀파니뿐 아니라 여러 대의 타악기들을 모두 다 연주할 수 있는 만능 연주자이다.

누구나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타악기처럼 질병 중 누구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고혈압이다.

또한 고혈압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타악기처럼 간단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인 심뇌혈관질환(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의 원인이 고혈압, 당뇨병인 것을 감안하면 증상이 없다고 가볍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다.

이에 고혈압에 대해 짚어봐야 할 오해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몇 가지를 살펴봤다.

Q. 혈압은 자가 측정도 가능한데, 굳이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요?

뒷못을 잡고 있는 남성뒷못을 잡고 있는 남성

A. 혈압은 단순히 혈압이 기준치보다 높다고 바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정도 즉, 표적장기(뇌, 심장, 콩팥)손상 유무에 따라 치료방침이 결정된다. 또한 24시간동안 지속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본태성 고혈압이 아닌 2차성고혈압인지도 확인해 봐야한다. 그래서 자가혈압 측정상 140/90 이상으로 자주 측정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여부를 결정하기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Q. 고혈압 진단을 받았지만 아직 젊은데... 고혈압 치료제는 평생 먹어야 한다던데, 더 나이 들어서 복용해도 되지 않나요?

A. 혈압을 정상범위로 조절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중풍, 허혈성심장질환, 만성신부전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혈압의 의한 합병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행되는 것이므로 젊을수록 더 적극적으로 혈압조절을 해야 한다. 자주 측정한 혈압이 140-159/90-99 mmHg인 경도의 고혈압인 경우는 1-2개월동안 표적장기 손상여부,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비만, 흡연, 연령, 가족력 등), 2차성 고혈압에 대한 정밀한 검사를 시행한 후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적은 경우에는 생활습관 조절, 운동 및 식이요법으로 6개월 정도 지켜보는 것도 무방하다. 그러나 혈압이 160/100 mmHg 인 경우는 2-4주간 관찰 후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항고혈압제를 투여해야 하며, 혈압이 180/110 mmHg 이상인 중증 고혈압의 경우는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여 목표혈압인 140/90 mmHg 이하(당뇨가 있으면 130/80)로 조절해야 한다.

Q. 스트레스나 다른 사람과 다툰 후 발생한 일시적인 고혈압도 치료해야합니까?

A. 고혈압 치료는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므로 혈압의 치료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그래서 혈압이 상승되어 있다고 그때그때마다 혈압을 낮출 필요는 없다. 예를들어 코피가 나면서 혈압이 높으면 혈압이 높아서 비출혈이 생겼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대개는 비출혈이 먼저 있고 이차적으로 혈압이 올라간 것이지, 고혈압이 있어 비출혈이 생긴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이 경우는 항고혈압약제를 사용하기보다 지혈 및 안정제를 투여하는 것이 좋다. 다만 확장기혈압이 140 mmHg 이상, 안저 부종 및 출혈, 심비대, 의식장애, 요독증 등이 동반되면 응급으로 혈압을 낮춰줘야 한다.

Q. 혈압치료에 생활습관교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술, 담배, 비만, 짠음식 중 무엇이 고혈압에 제일 해롭습니까?

A. 살이 찌게 되면 콜레스테롤과 당대사의 변화와 인슐린, 렙틴의 영향으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체중조절이 쉽진 않지만 고혈압과 당뇨를 정상화하기 위해 꼭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음주는 금할 필요는 없고 소량의 음주는 도움이 되지만 다량의 연일 음주는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맥주 1병, 소주 반병, 양주 더블1잔, 정종 대포 1잔이 적당하다. 흡연은 심혈관질환의 주 위험인자이므로 꼭 끊어야 한다. 금연하면 10%정도의 체중증가가 있으므로 동시에 칼로리 섭취량을 줄여 체중증가를 방지해야 한다. 소금섭취와 고혈압의 발생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밥맛을 잃지 않을 정도로 짜지 않게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 결국 고혈압의 조절은 금연과 체중조절, 식습관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뇌혈관질환의 80%는 예방이 가능하고 특히 금연, 고혈압, 당뇨 관리만으로도 60%를 예방할 수 있다니 다행이다. 적절한 체중유지와 유산소운동, 저염식 및 야채를 즐겨먹는 습관 역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성인병 예방의 지름길이다.

<글 = 태영21내과 양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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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영 태영21내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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