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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얼마 전 한 일간지의 주말판 커버스토리로 섹스리스(sexless) 실태가 다뤄지면서, 섹스리스 부부가 화제로 떠 올랐다. 한국 20~50대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8% 가“파트너와 잠자리 월 1회 이하”라고 응답해 10명 중 4명은 이미, 또는 잠재적인 섹스리스 상태임을 시인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설문에서 '배우자와 성관계를 자주 갖지 않는 섹스리스 커플의 기준’에 대해 여성들은 34.6%가 ‘1년에 1번 미만’, 26.1%가 ‘3개월에 1번 미만’ 이라고 응답했고, 30~40대 성인 남녀들이 특히 자녀 출산 후부터 섹스리스 상태가 더 심해지는 현상을 보였다. 섹스리스 상태를 인정한 남성들은 그 원인으로 “지나치게 많은 업무 및 스트레스”를, 여성들은 “육아 및 맞벌이의 피로” 등을 꼽아, 늦은 나이에 출산함으로써 생기는 양육의 강도가 여성들에게 주는 피로와 부담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등을 돌린 부부등을 돌린 부부

'가족끼리 성관계를 하는 것이 아니다'란 우스개 소리가 일반화될 만큼 심각해진 섹스리스 부부 문제는 저출산 시대에 우리 사회에 큰 짐이 되는 것은 물론, 부부 사이에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출산 후 사이가 나빠진 30대 부부들의 이혼율이 부쩍 늘어나는데, 이 배경에는 섹스리스와 외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명목상 ‘성격차이’라는 이혼사유도 알고 보면 ‘성적(性的)차이’인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우리 병원에 질 성형수술(이쁜이수술) 상담을 위해 내원하신 분들을 연령대로 살펴 보면, 20~30세 12%, 31~35세 27%, 36~40세 34%, 40세 이후 28%로 30대 후반 여성이 가장 많고, 실제 상담 후 수술을 받는 환자도 30~40세가 60%정도로 가장 많다.

이는 출산을 마친 후 시들해진 부부생활에 활력을 되찾기 위해 질 성형수술에 관심을 갖는 30대 후반 주부들이 많기 때문이고, 수술 후 만족도도 가장 큰 편으로 볼 수 있다. 자연분만 출산 후 또는 제왕절개 출산이라도 장시간 진통 후 수술을 한 경우에는 골반근육이 손상되어 부부생활이 예전과 같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출산 후 젊은 나이에 벌써 요실금 등으로 고생하는 주부들도 있어 수술을 결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질 성형수술은 많이 행해지는데 반해 간단한 시술이 아니다. 따라서,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자신의 상태와 수술방식에 대해 꼼꼼하게 상담을 받은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기술적으로 질 점막을 정확하면서도 얇게 박리해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 더러, 단순히 질 입구만 좁히거나 질 근육의 복원 없이 점막만 제거하는 식으로 수술한 경우에는 효과는 적으면서 오히려 성교 시 통증 때문에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재수술 없이 제대로 된 여성성형술을 받기 위해서는 개인의 근육상태와 점막 상태, 전체적인 모양과 크기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종합적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며, 시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최적의 시술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진료실에서 ‘성관계 없이도 부부 사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는 부부 간의 기 싸움이나 자존심 등, 복잡한 감정 문제가 미묘하게 얽혀있어, 문제를 인정조차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부 애정 회복의 첫 출발점은 섹스리스 상태가 건강한 부부 사이가 아니라는 점을 우선 인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문제 극복을 위하여 부부 사이의 대화 시간을 늘려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필요하다면 의학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섹스리스 부부이지만 아무 문제 없다'고 하시던 분들도 일단 부부간의 원만한 성생활이 회복되고 부부 사이의 애정 온도가 다시 올라가고 나면, 그 때서야 '아, 이전에는 부부 사이가 좀 더 차가웠었지' 하며 과거를 돌이켜 보는 분들을 많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자녀 양육 후 부부만 남게 되는 시기도 길어지므로, 친밀감을 키워주는 중년 이후의 부부간 성생활도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실제로 평균 65세까지 성 생활이 필요하며, 남편이 있는 경우 80세까지도 성생활은 지속될 수 있다. 현재 상태가 배우자와의 섹스리스 상태라고 의심된다면, 이 문제를 장기간 방치하지 말고 부작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글 =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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