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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모발이식이나 헤어라인 교정을 하는 데에는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 높은 생착률이나 촘촘하게 모발을 이식시키는 슬릿방식(SLIT)이 있는데요. 특이한 것은 굉장히 효과적일 것 같이 보이는 이 SLIT 방식이, 모발이식을 원하는 모든 환자에게 이 시술법이 사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슬릿방식이란 어떤 과정을 통해 모발이식을 하게 되는 것이며 모든 환자에게 슬릿방식이 추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발이식 피부과전문의의 입장에서 슬릿방식의 기초적 지식에 대해 도움을 드리고자 정리해 보았습니다.

◆ 슬릿방식(SLIT) 모발이식이란?

머리를 넘기는 남자머리를 넘기는 남자

슬릿(SLIT)은 영어 단어로 “틈” 혹은 “틈새"를 뜻합니다. 모발이식의 과정은 후두부에서 이식에 필요한 모낭을 채취한 후 이식부위에 옮겨 심게 됩니다. 모낭을 이식부위에 삽입하기 전에 미리 바늘이나 0.8~1.2mm 폭의 끌이나 정과 같은 전용 기구로 두피에 좁은 구멍을 미리 만드는 것을 슬릿이라고 합니다. 슬릿을 만들기 위하여 면도날을 컷팅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가는 바늘을 구부려서 사용하는 방식도 간편한 방식입니다.

이런 슬릿을 만들고 나중에 모낭을 삽입하는 방식을 슬릿 방식의 모발이식이라고 하며 슬릿을 미리 만들지 않고 식모기를 사용하여 바로 모낭을 이식하는 것이 식모기 방식의 모발이식이라고 구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국은 식모기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발명된 나라이고 모발이식 시 식모기를 사용하여 이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모발이식을 할 때 의사의 수고를 덜기 위하여 의사는 이식부위의 슬릿만 만들고 다음 환자를 수술하러 가고 간호사 혹은 테크니션들이, 만들어진 슬릿에 모낭을, 포셉을 이용하여 끼워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식모기를 두피에 찔러넣는 과정이 바로 슬릿을 만드는 것과 동일하므로 식모기와 슬릿이 다른 것이 아니라 식모기의 사용은 슬릿의 생성과 모낭의 삽입이 동시에 의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슬릿방식으로 모발이식이 추천되는 경우

미리 슬릿을 만들고 이식을 하는 경우는 모낭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압력이 앞에 먼저 이식된 모낭에 덜 전달 될 수 있으므로 밀도를 조금 더 높여서 이식하는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는 굉장히 단단한 두피이거나 이식시에 앞에 이식한 모낭이 튀어나와 빠져버리는 “팝업현상"이 많은 경우에도 미리 슬릿을 만들어 이식시에 모낭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든 모발이식이나 헤어라인을 교정할때 반드시 슬릿 방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경험이 많은 모발이식 전문가는 식모기를 사용하더라도 고밀도의 이식이 필요한 경우 기술적으로 두피를 고정시키면서 식모기 바늘로 슬릿을 순간적으로 만들면서 압력 전달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모낭 삽입이 가능합니다. 또한 두피에 예각으로 이식해야하는 눈썹이식이나 헤어라인 이식의 경우 예각으로 얕게 만들어진 슬릿에 간호사가 모낭을 삽입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서 모낭에 손상이 갈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개인적으로는 식모기 방식을 선호합니다.  완전한 대머리가 아니라 기존의 모발들이 많이 남아있는 남성형 탈모의 초기 환자분이나 여성형탈모의 모발이식에서도 식모기를 사용하는 것이 기존 모발 사이사이에 모낭을 삽입하는데 조금 더 편리합니다.

◆ 왜 모든 환자에게 슬릿방식 모발이식이 추천되지 않을까

슬릿방식이라고 절대적으로 식모기방식보다 장점이 많다는 것은 아닙니다. 슬릿방식에서 의사가 아닌 보조인력이 모낭을 삽입하는 경우는 우리나라의 의료법상 인체에 직접 닿는 시술은 의사가 하도록 되어 있는 법규와 충돌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전용 포셉을 사용하여 모낭을 끼워넣는 과정에서 모낭의 줄기세포가 포셉의 압박에 의해 손상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낭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보조인력들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법규상의 문제와 보조인력들의 숙련도를 극복하고자 의사가 직접 슬릿을 만들고 만들어진 슬릿에 식모기를 사용하여 직접 의사가 이식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노터치”이식방식이라고 홍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의학적인 바른 용어로는 “슬릿(Slit) & 식모기(Hair Transplanter)”로 칭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개인적으로 슬릿이 필요한 경우에는 저도 슬릿을 먼저 만들고 식모기로 제가 직접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정리하자면 슬릿과 식모기의 사용은 수술 과정에서 시술자가 선택 가능한 수술방법의 차이일 뿐이며 각자의 장단점을 고려하고 환자분마다 다른 두피의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어떤 수술 방식을 택하더라도 시술자가 모낭의 줄기세포를 얼마나 잘 보존하면서 이식의 전과정을 모니터링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 털드림피부과 류효섭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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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효섭 피부과 전문의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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