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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Q&A

질문

ADHD가 의심되어 약을 먹고 있는데 끊어야 할까요?

저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어렸을 때 산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편은 아니지만 수업에 집중한 적이 별로 없고, 준비물도 잘 까먹고, 방학만 되면 반 친구들 이름 얼굴을 까먹는 일이 많았습니다. 특히 잠에서 자주 깨고, 잠에 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서 부모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었습니다. 잠에 드려 하면 무서운 생각이 났다며 불을 켜 달라고 울고, 책상 위에 그림자가 귀신 같다며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확인하고... 눈치가 없고 예민하고 소심하고 인간관계에서 자주 싫증을 느껴서 중학생 때부터 게임에 빠져 살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갑자기 이렇게 살다간 평생 백수로 살겠다 싶어 갑자기 공부를 하고 평범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맨날 게임만 하다가 새벽에 쓰러져 잠들다시피 했던 저라 일상을 살아본 게 처음 같았는데요.
세수하고 샤워하고 이런 평범한 일들이 마치 저를 하나하나 조종해야 하는 복잡한 일들처럼 느껴져 매일매일 피곤하고 자주 무기력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새 목표를 세웠다면서 갑자기 열심히 공부하고... 다시 무기력해져서 4일 정도는 집 밖을 안 나가고 잠만 자다가 자책하고.. 그렇게 살다가 한 학기 정도를 아주 열심히 살았는데요. 갑자기 게임도 다 끊고 운동도 하고... 저는 게임만 끊으면 제 고통스러운 일상이 끝날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무기력은 자주 찾아왔고 감정도 오락가락했습니다. 제 꿈은 다른 사람보다 꽤 큰 편인데, 이렇게만 평생 살 거면 살 가치가 없겠다 느껴져 홧김에 adhd 검사를 받아봤습니다. CAT 검사를 했고 adhd가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실 크게 놀라진 않았는데 사실 아예 정상으로 나왔다면 그게 더 놀라웠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상담하면서 했던 말들과 CAT 검사를 고려했을 때 약을 먹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게 의사 선생님의 의견이었고 저도 동의했습니다. 지금은 메디키넷 30mg 을 먹고 있는데요. 집중은 잘되는데, 예전엔 3일을 미친듯이 공부하고 4일을 무기력해 하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매일매일 텅 빈 것처럼 무기력합니다. 이 무기력한 느낌에 약을 먹기 전보다 게임도 더 많이 하고 술도 많이 먹는데요, 문제는 집중과 일상적인 일은 너무 잘 된다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일에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나는 왜 이럴까, 왜 이게 힘들까 하는 괴로움은 없어졌지만, 아무 의욕도 위기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예전엔 갑자기 생각난 좋은 아이디어에 며칠을 태웠지만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에 즐겁거나 재밌겠다거나 생각하지 않습니다. 약을 먹으니 불안감과 강박도 없어져서 일상적인 거 하나하나 to-do list에 적던 제 자신은 없고 그냥 기계 부품처럼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약 먹기 전에 저는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아 약을 먹기 시작했지만, 약을 먹은 후에는 이대로만 살고 싶다고 현실에 자꾸 안주하는 게 싫습니다. 약을 끊어야 할까요? 약을 먹기 전에는 집중 시간이 많이 짧은 편이었어서 그 부분도 많이 걱정입니다. 주변에 설명을 해봐도 자신은 안 겪어봐서 잘 모르겠다는 대답 뿐이라 어떻게 하는 게 좋을 지 모르겠습니다. 무기력한 부분만 딱 없어지면 식욕 감소 같은 부작용은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의욕만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약을 먹은 후 좋아진 점: 집중력, 감정기복과 지나친 긴장,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과제를 잘 안 까먹습니다. / 변하지 않은 점: 돈관리, 시간관리의 어려움 / 안좋아진 점: 전보다 무기력함, 생리 전 더 심해지는 기복 )


답변

Re : ADHD가 의심되어 약을 먹고 있는데 끊어야 할까요?
신재호
신재호[전문의] 마음애사랑의원
하이닥 스코어: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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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신재호입니다.

언급해주신 내용을 고려하면 치료는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약물의 특성상 약간의 용량 차이에도 효과나 부작용이 차이가 나는 약이라서
담당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 후 더 작은 용량을 나누어 드시거나 콘서타와 같은 장기 작용 약으로 드시는 등
용량 조절을 통해 효과는 유지하면서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