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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Q&A

질문

우울증, 성격장애, 양극성장애


 정신과 치료 받은지 3년이 넘었습니다.
 사는 곳이 바뀌는 바람에 여러 번 병원도 옮기게 됐는데
 우울증, 성격장애, 양극성장애 등 진단명이 다양했어요.
 왜 이렇게 다 다른 건가요?

 자라온 환경은 좋지 않은 편이고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아버지가 바람펴서 부모님 별거 하신 적도 있고 할아버지는 자살, 아버지 교통사고(심하게), 이후 아버지는 술마시고 어머니한테 행패부린 적이 많고요. 남동생도 대학입학 후 술 마시고 만취상태에서 여러번 사고쳤습니다. 어머니는 무기력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었던 적이 많고, 매일같이 울면서 제게 신세한탄도 했었어요.

 저는 성격자체가 좀 우울한 편이고 감정기복도 심하고 충동적인 면도 강해요. 죽고 싶단 생각 많이 했었는데 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요. 치료받기 시작한 이후부터 좀더 패턴화된 경향이 있어서 우울해서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사고치고는 다시 좀 잠잠해졌다가 그러기를 반복했어요. 일년에 한두번 그랬네요.

 첨엔 우울증이라고 했어요. 근데 쉽게 나아지질 않았어요. 다 귀찮아져서 살도 많이 빠지고 약도 잘 안챙겨먹고. 입원하라는 말도 몇 번 듣고. 두어번 약물 과다복용으로 어머니를 놀래켰죠. 그 담에 집근처 병원에 갔는데 거기선 성격장애라고 했어요. 폭식하고 토하기도 하고 칼날, 건전지 등을 먹어서 응급실에도 가고 했어요. 입원을 권하지는 않았어요. 이사한 후에 다시 병원을 옮겼는데 이번엔 양극성장애라더군요.

 왜 이렇게 달라지는 건가요? 셋에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인가요? 솔직히 치료받아야할 때 바로 병원에 가지 않은 것 같긴 해요. 이젠 슬슬 지쳐서 저는 종종 셋 다 잘못된 거고 오히려 치료받지 않았더라면 더 나았을지 모르겠단 생각까지 해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치료이후에 주기가 생겨버렸거든요. 

 우울하지 않을 때엔 자존심 무지 쎄고 자신감 넘치고 뭐든 잘하고 싶어하는 편,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하죠. 우울할 땐 완전 바닥을 치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답변

Re: 우울증, 성격장애, 양극성장애
김연희
김연희[전문의] 강남하트스캔의원
하이닥 스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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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신과 전문의 김연희입니다.

3년 여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시면서
우울증, 성격장애, 양극성 장애로 진단명이 다양했다고 하셨는데
정신과 진단의 특성 상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는 기분장애라는 큰 틀로 묶어 볼 수 있는 진단입니다.
양극성 장애의 경우 우울한 것과 기분이 고양되는 조증의 상태라는
양 극단을 왔다갔다 하면서 기분의 기복이 심한 경우를 말하는데
이런 정의에 비추어 볼 때 님은 양극성 장애가 맞습니다.

우울할때는 바닥을 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하고
(현실 판단력이 결여되는 조증까지는 아니고 경조증인 경우는
우울증일 때보다는 오히려 주변에서 에너지가 넘치고 끼가 있다거나
분위기를 주도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답니다.)
양극성 장애는 대개 첫 발병이 우울증으로 시작이 되고 우울증이
조증이나 경조증의 경우보다 더 많이 발생하며 사회적으로 경조증의 경우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지키며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이상을 느끼지 못해서 의사에게 그런 상황을 설명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양극성 장애에 대한 평가를 발병 초기에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가 양극성 장애로 진단이 바뀌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성격장애의 경우 기분장애와는 다른 축의 질환으로
동시 진단이 가능합니다.  때로는 감정기복의 정도를 병적으로 보느냐
성격의 문제로 보느냐에 따라서 진단을 둘 중 어느 한가지로 내릴 수도 있지만
동시 진단을 하기도 합니다. 치료 이후에 주기가 생겨버렸다고 하셨는데
양극성 장애의 특성 상  병이 진행되면서 주기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한 선생님께 꾸준히 치료받으시는 것이 가정 현명하실 것 같습니다.
그 동안의 경과를 잘 알고 계시는 선생님과 약물치료
(양극성 장애의 주된 치료법, 치료 순응도와 효과를 위해 상담을 병행하기도 함.)및
상담(성격장애의 주된 치료법, 심한 경우 약물치료를 하기도 함.)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주기적으로 오는 기분의 변화를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성격장애와 양극성 장애는 모두 만성적이므로 장기적인 치료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