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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질문

학교부적응, 내성적이던 아이가 창문을 부수며 폭발했는데 문제가 뭔가요?

강남에 위치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엄마입니다

중학교시절부터 아주 내성적이고 자신감이 없어 고립되어 지내던 학생인데,

지난 가을 친구들과 아주 사소한 다툼 끝에 교실 창문을 몇 개 깨뜨리는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저질렀습니다.

물론 제가 학교를 찾아가 백배 사죄를 하고, 학교에서는 정상참작을 하여 넘어는 갔지만 항상 위태로운 불안한 나날을 보내다가 도저히 안되서 상담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하이닥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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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이런 학생들이 주위에 사실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물론 창문을 부수는 정도로 폭발하는 경우는 적지만요.

이 학생이 상담을 왔을 때,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시선을 똑바로 맞추지 못했습니다. 또한 말도 우물우물 자신없어 했습니다. 부모, 누나를 합쳐 4명의 가족으로 평범한 강남 아파트 지역의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학생으로 성적도 그저그저 중간 정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언젠가부터 학교 공부에 자신이 없어지고 잘하는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공부잘하는 학생들에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만일 그 아이 중에서 자신을 무시하거나 혹은 으시대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나 학교에서는 그저 조용한 아이로만 여겨져 왔었습니다. 그렇게 평범하게 조용하게만 지내는 줄 알았던 아이의 마음속에 그토록 심한 열등감과 증오심이 꽉 차 있는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 학생은 세상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까지 생각하게 되었고, 거의 자포자기에 어머니에게 매달리고 투정하고 신경질만 내었습니다. 결국 이 학생의 곪을 대로 곪은 속마음을 알게된 것은 바로 친구와의 다툼과 유리창을 깨뜨린 사건으로 폭발되면서였습니다.

고민 끝에 어머니는 신경정신과를 찾게되었고, 학생은 한동안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기를 망설이더니 자기가 얼마나 자신이 없고, 비참하며, 이 세상의 공부 잘하는 잘 난 사람들에 대한 증오심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의 희망은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 단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하였고, 그러나 지금은 심지어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병원에 오는 길조차도 혼자서 찾아올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어려움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조금씩이나마 노력해볼 수 있겠느냐고 하자 머뭇머뭇 하더니 마지못해 승낙을 하였습니다.

그 후 매 주 1회씩 상담을 하는데, 어머니에 대해 지나치게 의존하던 모습도 다소간 줄어들고, 병원에도 혼자서 찾아오고(비록 지하철을 거꾸로 타서 되돌아 타고 오기도 했지만), 수학과 영어도 누나에게 물어봐 가면서 문제집을 풀어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마음이 통하는 선생님에 관해서 물어보자 영어와 기술담당 교사를 이야기해서 그 이유를 묻자,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아서 라고 하였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학생이 자기 고민을 가족이나 의사에게 털어놓기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해결의 반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스스로 혼자서 해 보겠다고 하는 자세와 노력, 그리고 조금씩 이지만 그로부터 얻어지는 성취감이 학생의 장래가 밝게 예상됩니다. 앞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또한 기회가 되면 어머니, 담임교사와도 이런 점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깊게 나누고 협력할 수 있도록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