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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Q&A

질문

하종은 과장님께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하종은 과장님
저는 bipolar 19년차 79년생 남자 환우 이OO 이라고 합니다.
제가 중3이었던 94년에 발병해 입원은 94년에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폐쇄ward 에 6개월간 입원(staff 홍강의 R3 이정섭)이었고 두번째 입원은 공익근무
를 마친 2006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낮병원에 (staff 하규섭 R3 황재연) 이렇게 두 번의 입원경력이 있습니다. early one set 당시 먹었던 약은 lithium 300mg와 멜러릴이었고 분당서울대 있을 때는 클로자릴이랑 ECT빼놓고 왠만한 정신과 약물은 다 먹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껍니다. 덕분에
하규섭 교수님 밑에서 4년있었는데 4년동안 체중이 무려 43kg이 쩌버리고
말았습니다. 하규섭 교수님 고용량의 약물처방을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18알 20알은 기본이어서 제가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학교를 졸업했는데 단국대학교 운동장에서 대낮에 뻗어서 가까운 한남동 순천향병원  ER에 실려갔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집이 일산이라 일산병원 박상진 교수님이 봐주시고
계시고요.
자 여기서 질문들어갑니다.
1) 제가 알고 있기로는 조울병이 2년 마다 한 번씩 재발하고 일 평생 평균 약
10번 정도 재발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94년에 재발했으니 물론(급속
순환형 혼재성삽화도 있었지만)  2곱하기 10은 20년 앓고 더 이상 재발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입니까? 그러면 약도 더 이상 안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 입니까? 아니 넉넉잡고 40까지는 안전하게 약을 먹고 싶은데
40이후에는 병이 많이 안정되고 병이 많이 잡혀서 단약을 시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인지요? 2006년부터 오늘날까지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약을 먹었습니다. 이젠 약먹는게 습관이 되서 아무렇지도 않은데
저도 빨리 운전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병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
지고 싶습니다. 부디 저보다 한 살 많은 형님이시던데 친동생이라 생각해
주시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솔직한 정보를
듣고 싶습니다. 저희 주치의 선생님은 환자가 너무 많아서 물어보고 싶은
걸 적어가도 "오늘 나 148명 환자 봐야해' 하면서 빨리 나가달라는 눈치라
제대로 말도 못 꺼내고 돌아옵니다. 과장님 부디 솔직한 정보를 주십시요.

2) 제가 메타볼릭신드롬으로 인해서 BMI가 40이 넘어서 가정의학과랑
컨설트를 하는데 가정의학과 주치의 교수님이 당뇨약이랑 고혈압약이랑
고지혈약이랑 처방해 주시고  lab result를 주시면서 당장 살을 뺴지 않으면
50 넘기기 힘들꺼라던데 과장님 진짜 맞습니까? 이거 비만클리닉에서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아니면 진짜로 50 넘기기 힘든 건가요? 설마
제가 그렇게 일찍 죽는 건가요? 이것도 좀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3) 원래는 lithium이 600mg였는데 약을 오래 먹어서 약에 대한 반응이 자꾸
떨어진다면서 lithium을 900. 1200 이런 식으로 자꾸 올리더라고요. 약에 대한
반응이 떨어진다니 이게 무슨 말인지 이것도 좀 궁금하구요. 참고로 전 망상
이나 환청같은 정신병적인 요소는 없고 자극에 예민한 조울병 스타일이고요

암튼 초면에 실례가 많았습니다. 하이닥에 다른 의사선생님들도 많았지만
과장님을 선택한 이유는 방송출연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모습에서 많이
끌렸고 저보다 한 살 위 동년배이셔서 믿고 편하게 면담 할 수 있을 것같은
쉽게 온라인상으로나마 라뽀가 형성될 수 있을 것 같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장님을 선택했습니다.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십시요^^
바쁘신데 시간 내 주시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이OO 올림 



답변

Re :하종은 과장님께 올립니다.
하종은
하종은[전문의] 카프성모병원
하이닥 스코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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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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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명
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하종은입니다.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조울병으로 인한 장기간의 약물 복용과 체중 증가로 인한 어려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울병의 재발율은 환자 분들마다 개인적인 편차가 크기 때문에
평균적인 통계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주치의와의 신뢰 관계를 잘 유지하며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시는 경우
재발율이 낮아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특히 증상을 잘 관리하여 재발의 횟수가 적어지면 적어질 수록 장기적인
예후가 좋아집니다.

2006년 부터 재발 없이 증상을 잘 관리하여 오시고 계신 것은 무척 다행입니다. 주치의와의 상의하에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감량 등을
먼저 시도해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약물을 줄인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재발로 인해 병의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에 반드시 주치의 선생님과 여러차례 상담의
과정을 거치셔야할 것으로 사료 됩니다.

체중 증가로 BMI가 상승하신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체중 증가로 인하여 약을 끊으려하고 또 약을 끊었다가 재발하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BMI가 높다면 심혈관질환 등으로 인하여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맞지만 당장 생명에 지장이 있는 응급 상태라고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체중 관리를 꾸준히 해나가실 필요는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약물 복용 이외에도 적절한 식사량 관리 및 운동을 병행해나가시길
권유 드립니다.

리튬은 조울증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약제 입니다.
많은 경우 혈액 검사를 통하여 리튬 농도를 체크해보고 적절한 농도를 찾아 약물을 증량하거나 감량하게 됩니다.
아마도 체중 증가로 인하여 리튬의 혈중 농도가 낮아져서 부득이 약물 농도를 높이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BMI 가 40인 점을 감안하면 리튬의 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닌 것으로 생각
됩니다.

조울병은 정말 어렵고 힘든 병입니다.
그래서 질문 주신 분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때로는 속이 상하실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기 관리와 주치의와의 신뢰, 안정적인 약물 관리만 잘 해나가신다면
일상 생활에 아무 지장 없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도 있는 병이기도 합니다.

질문주신 분께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잘 이해가 되기 때문에 또 섵불리 모든 문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안심시켜드리기는 힘들지요.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증상과 치료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또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나가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행복한 가을 되시길 빕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