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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Q&A

질문

진전증(꼭 좀 답변 해주세요ㅠ)


- 상담내용 : 안녕하세요. 전 18살 여학생 입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상담글을 씁니다. 2년 전부터 갑자기 떨리는 증상이 찾아 왔습니다. 이때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 일을 겪고 난 후 부터 증상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몸이 떨리더라구요. 머리부터해서 목, 팔까지 상반신은 전체적으로 다 떨리는 것 같아요. 아무리 긴장하거나 추워도 몸이 떨린 적은 없었는데..ㅠ 긴장하거나 흥분하거나 날씨가 추우면 더 심해지구요. 그래서 진전증인거 같아서 종합병원과 한방병원 둘 다 갔는데, 여러가지 검사를 했지만 확실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진전증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면서(거의 정상에 가깝게 말하셨어요.) 되게 애매무호하게 말하시더라구요ㅠ 그러면서 알약 하나 처방 받고, 침도 맞아 보고 했는데 효과는 전혀 없었습니다ㅠ 제가 이상한 건가요? 병원이 이상한 건가요?ㅠ 그런데 증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한동안은 심하게 나타나다가 한동안은 잠잠해요. 제작년과 작년은 심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잠잠하다가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니 또 증상이 나타나네요ㅠ 다른 병원 가서 다시 검사 받을까 싶은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ㅠㅠ


답변

Re: 진전증(꼭 좀 답변 해주세요ㅠ)
한영수
한영수[전문의] 아름다운신경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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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제가 아름다운 신문에 투고했던 내용입니다. 어떻게 떨리는지 어떤양상인지 전혀 알수 없기에 무엇이라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겠습니다. 가까운 신경과에 방문하시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 보십시오.

얼마전 30대 중반 여성 한분이 걱정 가득찬 얼굴로 신경과 진료실에 들어왔다. 약 보름 전부터 갑자기 손이 떨리기 시작하여 글씨를 쓸 수가 없고 물 마실 때 자꾸 컵이 흔들려 물을 흘린다고 했다. 보험설계사가 직업인데 고객 앞에서 떨리는 모습을 보이니 민망하기도 하고 자신감도 점점 없어져 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을 때는 손떨림이 그리 심하지 않는데 무엇인가 신경 쓰는 일이 생기면 더욱 심해지고 가끔은 얼굴도 씰룩 거린다 했다. 자세히 물어보니 최근 30일전부터 감기가 있었고 심해져 비염과 기관지염이 있어 계속해서 병원에서 약을 먹고 있다고 했다. 갑작스런 손떨림이 중풍은 아닌지, 수저질도 하기 어렵다는 수전증은 아닌지, 젊은 나이에 벌써 이렇게 되면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며 급기야 눈물까지 보였다.

떨림은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신체의 일부가 규칙적으로 율동하듯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의학용어로는 진전(tremor)이라 한다. 우리 몸의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손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손떨림, 혹은 수전증(手顫症)이라고 한다. 우리 몸을 움직이는 근육들은 기능적으로 서로 보상하는 역할이 있다. 즉 팔꿈치를 굽히는 동작을 하는 작용근육(이두근)과 펴주는 길항근육(삼두근)이 상호 조화를 이루어 잘 움직여야 팔꿈치를 굽히는데 문제가 없다. 떨림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러한 작용근과 길항근이 동시에 활성화되어 빠르게 움직이므로 발생한다.

떨림은 그 유형과 심한 정도, 그리고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같은 사람이어도 시시각각 정도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몇가지 특징적인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떤 진전은 가만히 있을 때 나타나고(안정기 진전), 어떤 경우는 손을 앞으로 펴거나 특정한 자세를 취하면 더 심한데 이를 자세성 진전이라고 한다. 또 다른 유형으로 글씨를 쓰거나, 바늘귀에 실을 넣는 등 어떤 행동을 하면 떨리는 운동성 진전이 있다. 또 의도성 진전이라 하여 의도한 목표점에 도달하기 직전에 손이 마구 떨리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소뇌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떨림이 서로 섞여 있는 경우도 있어, 사람마다 매우 다양하게 달리 보일 수 있다.

사실 누구나 적어도 한번쯤을 떨어 보았을 것이다. 공포를 느끼거나 무서우면 떨린다. 또 중요한 시합이나 연주를 앞두고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하여 떨리기도 한다. 손 끝에 힘을 주고 손을 쭉 뻗으면 누구나 손끝이 약하게 떨릴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생리적 진전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은 경미하고 약하여 잘 관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지만 불안, 스트레스, 피로, 갑상선 기능항진증, 커피, 담배, 다음 약물 중의 일부 약제들 (감기약, 기관지 치료약,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고혈압 제제, 부정맥 치료제)에 의해 심해져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외에 여러 이상 운동질환에 의해 떨림이 나타나는데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본태성 진전(수전증)으로 가만히 있으면 떨리지 않지만 특정한 자세나 동작에서 손이나 팔이 규칙적으로 떨리는 증상 (자세성진전, 운동성진전)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서 손이나 팔 이외에도 턱, 입술, 머리가 흔들리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10대와 50대에 발병율이 높지만 전 연령층에서 발병할 수 있고 유전되는 경향이 일부 있어서 환자의 가까운 가족 중에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가벼워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떨리는 증상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

파킨슨병은 얼굴표정이 없어지고, 몸이 굳어지고, 느려지며, 손이 떨리는 증상을 보일 때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움직일 때는 줄어드나, 가만히 있을때 손이 더 떨리는 안정기 진전이 특징으로 자세 조절도 안되기에 잘 넘어지거나 종종 걸음을 걷는다. 아주 초기에는 손만 떨릴 수 있지만 대부분 특징적인 다른 중상이 같이 동반되기에 단순히 손만 떨린다고 파킨슨병은 아니다.

손이 떨리면 혹시 중풍이 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간혹 소뇌 부위에 뇌졸중이 생기면 수전증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뇌졸중에 의해 손끝에 힘이 빠지고 손가락 운동조절이 잘 안되면 손이 흔들린다고 느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현상은 뇌졸중이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이지 그것을 예고하는 증상은 아니기에 수전증은 거의 대부분 뇌졸중 전조 증상이 아니다.

내 진료실에 방문했던 보험설계사는 특별한 치료 없이 먹고 있던 약을 끊고 나서 다음날부터 호전되기 시작하여 1주일이 지나자 떨림이 거의 사라졌다.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면 약물치료와 필요한 경우 수술치료를 통해 많은 경우 치료될 수 있으니 ‘나이 먹으면 그저 떨리겠지’라며 간과치 말고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떨림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