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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질문

성폭행을 당한 7세 여자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여자아이입니다.

사흘 전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 어귀에서 중학교 남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끌고 자기의 아랫도리를 벗기고 아프게 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아무 소리도 못하고 급히 병원을 달려왔는데 산부인과 진찰을 받았지만 다행히 별 외상은 없고,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그 남학생이 누구냐고 당장 따져묻고 싶었는데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봐 말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이 아빠에게도 아직 말을 못했는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요.

하이닥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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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매우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난 것은 유감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최소한의 상처를 남기고 잘 해결해야겠습니다.

우선 '아이 아빠에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아빠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어떻게 보았기에 그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엄마를 나무라거나, 일의 앞뒤를 가리지 않고 성질부터 내는 사람이라면 굳이 알릴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대개는 어려운 일을 상의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옳은 태도이겠지요.

아이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물론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덮어둘 수는 없지요.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비록 괴롭고 무서운 기억이라고 해도 자기 혼자서 감당하는 것보다는 엄마가 관심을 가져 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주는 편이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잘 표현하지 못할 때는 "나쁜 아이들 중에는 가끔 어린아이들을 괴롭히는 수도 있어" 라는 식의 일반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또한 댁의 아이 같은 경우, 왜 며칠있다가 이야기하는지도 물어 봅니다. 귀하의 아이의 경우에는 적절하게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지만 많은 경우에 속으로 숨기고 내버려두는 수도 있는데, 아이와 충분히 대화하면서 정밀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만일 치료가 필요하면 즉시 치료를 해주어야 하고 대개 "의사선생님이 치료를 잘해줘서 괜찮대, 어른이 되어도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어"라고 안심을시킵니다.

대개 엄마들이 불안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챙기고, 따라다니고, 과보호를 하는 수가 많은데, 물론 걱정이 되니까 관심을 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180도 바뀔 정도로 혹은 너무 드러내서 보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 나이의 아이에게는 '무서웠던 일'로만 기억이 되는 수가 많고, 세월이 지나면 사건에 대한 기억은 남을 수 있지만 대개 격렬한 감정은 잊혀집니다. 단지 한두달 정도 어두운 곳을 피한다든지, 가해학생 또래를 보면 무서워하는 행동은 보이는데, 이때 너무 드러내지 말고 다독거려 주면 됩니다.

그렇지만 아주 심한 폭행을 당했거나 심리적 동요가 클 때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