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전부터 힘든일이 생겨서 작년에는 인간관계 자체에 대한 큰 배신감과 환멸을 느꼈어요.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도 받았으나 1년이 경과했고 약도 거의 안먹다 시피 짧게 복용했습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무력감과 다음과 같은 증상을 느껴요. 최근에 학교는 잘 다니고 있어요! 친구들과 관계도 선생님들과도 딱 고3처럼 무난히 흘러가고 있어요. 근데 저한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요즘엔 유독 자는 시간이 제일 기다려지고 깨기가 싫어요. 아침부터 깨서 현실을 의식하면 기분이 안좋아지고 그냥 스스로가 너무 싫어요. 깨서 나라는 존재를 의식하게 되는 그 순간도 싫어요. 몸도 여기저기 아픈것 같고 스스로에 대한 가치감을 거의 못느끼는 것 같아요. 요즘엔 그냥 저로 살기 싫다는 생각도 해요.막 죽고 싶은건 아닌데 그냥 계속 잠만 자고 싶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현실 도피인것 같아요. 예전만큼 하루종일 우울한건 아니에요. 친구들 만나면 잠깐 우울함을 잊기도 하고 나름 즐거워요. 근데 저녁에 혼자서 있는 시간이 생기는 순간 자기 전 가슴이 엄청 두근 거리고 회의감이 몰려오고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나 한심한 감정이 들어요. 그냥 하루하루 간신히 시간만 보낸다 뿐이지 주체적으로 하는 공부도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요즘 유독 걱정되는건 인간관계에 있어서 피해의식이 생긴 것 같아요. 이게 내 느낌 뿐인걸 아는데, 사소한 행동 하나를 힌트로 삼아서 그 사람의 의도까지 제 생각으로 추측해버려요. 안그러려고 해도, 실제론 안그런다는 걸 알아도 선생님들이 제 욕을 하실 것 같다거나, 누가 날 보고 나쁜 생각을 하거나 하나하나 평가할 것 같은 마음에 불안해요. 늘 그런건 아닌데 감정이 불안하고 예민한 날에는 제가 불편할 만큼 이런 추측들이 심해져요. 가끔은 아무도 욕한적이 없는데 제가 욕먹을 만한 사람인가 싶기도 해요. 학교에서 행동 척도 검사를 한다는데 거기서 또 제가 솔직하게 체크를 했을때 우울하다고 나오고, 선생님들이 제가 고 3인데 아직도 우울함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부터 들어요. 스스로가 많이 불안정하다고 느껴지는데 이유를 모르겠고 주변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티가 안날거라서, 이해를 못해줄 걸 알아서, 한심하게 생각할까봐 말을 못하겠어요. 제 약점이 된 것 같기도 해요. 너무 답답해요. 왜 이러는 걸까요..? 성격으로 굳어진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