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평소에 자주 깜빡하고 과하게 쓸데없는 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요. 가령 지금 쓰고 있는 글에서 '제가'를 분명히 제대로 썼는데 저 혼자서 잘못 보고 있는 게 아닐까, 다른 사람이 보기에 '재가'라고 적혀 있는데 혼자 착각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들어요. 현관문을 분명히 닫았는데 집에서 5분 정도를 떨어져 걷고나서 문득 문단속을 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급격하게 불안해져요 그래서 몇 번은 도로 집에 돌아가서 확인한 적도 있어요. 집에서 혼잣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은 내가 방에 있는 게 아니라 방 모형의 실험장에 있는 거라면? 교실에서 이러고 있는 거라면? 나 혼자서 방 안에 있다고 착각하는 거라면? 이런 의문이 거듭해서 들고요. 으레 이런 걱정들을 하고 사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