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십대 중반이고 아주 어린 초등학생 때부터 주기적으로 우울증이 왔았는데요, 한 달 정도 매일 눈물이 나고 무기력하는 등의 우울감과 자살충동이 왔다가 사라지고는 했어요.
살면서 자살시도는 세 번 정도 했어요.
정확히는 자살시도 바로 앞에서 무서워 포기했지만요.
가족들은 제가 자살시도까지 할 정도였다는 걸 몰라요.
2~3년 주기로 왔었는데 병원에 가기에는 무섭기도 하고
막상 가려니 괜찮아져 그렇게 보내고 했습니다.
그러다 원래 잘 웃고 긍정적이던 제가 근무 중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예민함과 가슴 두근거림, 질식감과 힘빠짐 등으로 너무 힘이 들어 처음으로 병원을 찾았고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아 일을 그만두고
6개월 째 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 있는데도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 힘들다가 점차 괜찮아져 밖에도 꽤나 나가고 운동도 하며 괜찮아져서 이제는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찾아보고 공부도 하려 했는데 준비할수록 저의 능력의 한계와 박약한 의지, 이상과 성격상의 괴리로 힘들어서 다시 무기력해지고 있어요. 2주가 넘게 현관문조차 안 나가기가 일쑤였는데, 미루거나 거절할 수 없는 주변인들과의 약속이 자꾸 생겨 외출을 하여 사람들과 놀다 보니 즐거운데 즐겁다가도 문득문득 우울감과 무기력함이 찾아 오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습니다.
제가 원인불명으로 아픈 데가 있어 일년을 넘게 약을 복용 중이고 일상 생활에도 조금 제약을 받고, 직업 선택의 폭 또한 좁습니다. 헌데 이것 또한 심각한 것이 아닌데 엄살부리고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데 제가 나태한 것 같아 괴로워요.
너무 한심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해요. 약을 먹으면서 더 멍청해지는 것 같아 임의로 약을 중단하고 병원도 안 간지 3주 정도 되었는데 그 때문인지 신체화 증상이
조금 심해지긴 했어요.
제 주위 사람들에게 저의 현 상태를 말하는 것이 그 사람들에게 너무 부담인 것 같고 저의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전염시키는 것 같아 일부러 잘 웃고 괜찮은 척 하는데 이것 조차 너무 지쳤어요. 남자친구에게도 전염시킬까봐 헤어졌습니다. 남에게 짐을 주지 않고 혼자 힘들고 싶어요.
일도 안하고 공부도 안 하는 주제에 뭐가 자꾸 힘들다는건지 스스로가 너무 한심해요. 전 절 좋아하는데 그래서 더 제가 싫어요. 웃는 것도 노동인 것 같고 대화도 노동인 것 같고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가 않아요.
최근에는 너무 끝내고 싶어서 약속이 잡혀 있는 날 까지만 살려고 유서도 써 놓았어요. 겁이 나서 한 번도 제대로 죽으려 한 적이 없어서 이번에도 그럴 것 같긴 한데
즐겁다가 우울했다 감정의 기복이 너무 커요.
이렇게 글을 남기는 거 보면 죽을 용기 조차 없는 게 한심하면서도 살고 싶은가봐요.
원래 졸로푸트100mg과 알프람정0.5mg을 복용 중이었는데 다시 약을 복용해야 할까요..?
병원에 가면 십분 이내의 짧은 상담과 단순한 약처방이 끝이라 가기 싫고 상담 센터를 가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네요...그리고 새로운 사람과 마주보며 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말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지쳐요.
사실 답은 아는데 몸이 안 움직여서 글 써 봤어요.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