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긋한 가슴 때문에 지방흡입센터를 찾은 30대 초반의 남성. 더운 날씨보다 도드라진 가슴 때문에 옷이 얇아지는 여름만 되면 콤플렉스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한다.
최근 들어 ‘가슴’ 때문에 진료실을 찾는 20~30대 남성이 늘고 있다. 겪어보지 않았다면 이해할 수 없는, 남성들의 가슴앓이. 여성형 유방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여유증’ 환자들이다.
사실, 여유증은 과거에는 흔한 질병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인다.
▲ 여유증은 심리적 위축 불러와
고민하는 남성
여유증은 남성 유방에서 유선 조직의 증식이 일어나 여성처럼 유방이 발달하는 상태를 말한다. 여유증은 두 타입으로 분류한다. 사춘기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로 유선조직이 발달하여 나타나는 ‘진성 여유증’과 가슴에 지방조직이 축적되어 가슴 치수가 커지는 ‘가성 여유증’이 그것이다.
여유증은 비만 남성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건강상의 문제보다 심리적인 위축, 우울감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자가진단법으로는 가슴을 봤을 때 평평한 모양이 아닌 둥근 모양을 보이고 옆에서 봤을 때 유륜과 젖꼭지 부분이 주변보다 많이 돌출돼 있다면 여유증을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누워서 가슴 부분을 눌러 봤을 때 뭔가 몽글몽글한 조직들이 만져진다면 여유증인 가능성이 한층 더 높은 상태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지방흡입을 통한 치료법 선호
보통 여유증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은 운동으로 여유증을 없애려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근육은 근육대로 생기고 봉긋한 가슴이 그대로 남게 된다.
호르몬이나 약물요법으로 과도하게 발달된 유선 조직을 퇴화시켜 치료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 가장 단기간에 얻을 방법으로는 지방흡입 수술을 꼽는다. 여유증으로 고생하는 남성 중 대부분은 유선의 양은 정상이지만 유선 주위에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된 경우여서 지방흡입이 효과적이다. 지방흡입술은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방세포 자체를 없애기 때문에 추후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다. 지방흡입 수술 후 근육을 만들 수 없을까 봐 고민하는 남성들이 많은데, 2~3주 정도가 지나면 격렬한 운동도 가능하므로 탄탄한 가슴근육을 만드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 임상경험 풍부한 전문 의료진 찾아야
여유증 수술 후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출혈로 인한 혈종, 감염, 양쪽 가슴 비대칭 같은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수술로 인한 흉터가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작용 없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유증 수술을 받고자 하는 이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은 전문 의료진이 있는가 확인하는 일이다. 전문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한 임상경험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할 것을 권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윤찬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저작권©언론사 하이닥,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