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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출처: 하이닥

중이염은 고막 안쪽인 중이(重耳) 부분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대부분 감기나 비염의 합병증으로 생기는데, 코와 귀가 유스타키오관으로 연결되어 있어 콧병이 생기면 세균이 귀로 침입하기가 그만큼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중이염에 걸리면 귀가 아프고 열이 난다. 고름이 나오거나 제대로 들리지 않고,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을 삼킬 때 ‘잘까닥’하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귀먹음이 모두 열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장티푸스와 같은 열병을 심하게 앓은 후유증으로 귀가 멀거나 중이염을 심하게 앓아 난청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청력이 감퇴하는 난청은 열병에 의해서만 초래되는 게 아니라 외상, 종양, 약물, 소음, 노화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중이염은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중이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관(耳管)이 서서히 부어 귀 안이 막히는 느낌이 나는 것을 ‘이창(耳脹)’이라 한다. 또 분비물이 나오면서 충혈된 고막이나 중이에 점막이 붓고 열이 나는데 이를 ‘이통(耳痛)’이라고 말한다. ‘농이(膿耳)’는 곪아서 고막 안쪽에 고름이 생기는 것을, ‘이감(耳甘)’은 농이 흐르면서 악취가 나는 것을 의미한다. 화농이 계속되면 분비물이 뼈조직 내부에 고름 덩어리로 변하는데, 만성 중이염으로 진행되면서 지속적으로 고름이 흐르는 것은 ‘이루(耳漏)’라 일컫는다.

한방에서는 이창이나 이통이 있을 때 소염, 진통 작용과 살균 작용을 하는 청열거풍제(淸熱擧風劑)를 쓰고, 농이나 이감이 있을 때는 삼수습약(參水濕葯)을 쓴다. 이루로 지속적인 고름이 나올 때는 부정거사법(扶正袪邪法)을 사용하는데, 모두 한방의 전문적인 처방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정기가 왕성하고 조화로워야 신장의 기가 성해서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정기가 왕성하고 조화로워야 신장의 기가 성해서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은 내 몸이 지닌 대사 물질과 에너지를 사용해서 살아가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정(精)이라 한다. 스트레스, 즉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이 정을 갈아 넣듯이 더욱 빨리 소모하게 된다. 이럴 때 충분한 휴식과 좋은 영양, 안정된 심폐 기능을 통해서 대사 물질과 혈액을 원활하게 순환시키면 생명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이를 보정(補精)이라 한다.

오장(五藏) 가운데 신장(腎臟)은 정(精)을 저장하는 곳으로, 특히 귀는 신장과 통한다고 보기 때문에 정기가 왕성하고 조화로워야 신장의 기가 성해서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과로나 스트레스로 기혈이 손상되어 신장이 상하고 정기가 약해지면 귀에 이상이 생기는 이유다.

필자는 폐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중이염을 치료한다. 바로 앞에서 말한 한방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신장의 어미 장부가 폐이기 때문에 폐 기능을 강화해 혈과 기를 조화시켜 아들 장부인 신장의 기능을 동시에 강화함으로써 중이염을 치료하는 원리이다.

중이염에 좋은 약재로는 호이초(虎耳草, 바위취)와 우엉, 검은콩, 산수유 등이 있다. 통증이 있을 때 호이초를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없앤 다음 소금을 뿌린 후 즙을 짜서 귀에 한두 방울 떨어트리거나, 우엉즙을 내서 귓속에 떨어트리면 농을 배출시키고 열을 내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검은콩은 몸의 저항력을 높여 주고, 산수유는 신진대사 촉진 및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작용을 통해 중이염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검은콩은 부드럽게 삶아서 먹고, 산수유는 하루에 3회 공복에 마시면 좋다.

생활습관도 점검해야 한다. 중이염은 평상시에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물이 들어갔다면 깨끗한 타월로 바로 닦아 준다. 귀지를 파낼 때 상처가 생겨도 중이염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급성 중이염은 요즘같이 추운 계절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하루 세 번 양치질을 하는 것을 습관화한다. 특히 코를 풀 때 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쪽씩 번갈아 가며 푸는 것이 중요하다. 찬 아이스크림이나 라면, 탄산음료, 과자, 술은 위장 기능 저하나 비강(鼻腔) 내 부종, 면역력 저하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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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 편강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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