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ㅣ출처: 하이닥

눈앞의 컵을 들거나, 연필로 글을 쓰거나, 산책을 할 때 근육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신경이 뇌의 명령을 근육으로 전달해서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인데요. 그런데 이렇게 우리 마음대로 조절 가능한 신체 부위가 있는 반면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 부위도 있습니다. 바로 자율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인데요.

자율신경이 지배하는 영역은 의식적으로 움직일 수 없고 무의식 중에 자동적으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이 들어오면 알아서 소화가 되고, 자는 동안에도 심장이 뛰고, 의식하지 않아도 숨을 쉬고, 먼지가 들어오면 반사적으로 눈을 깜빡이는 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신체 반응들이 사실 자율신경 덕분으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자율신경은 인체가 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이런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어떨까요? 소화가 안되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며, 숨쉬기가 힘들고, 식은땀이 나거나, 사지 감각이 이상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Q.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자율신경은 신체 전체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타나는 양상도 무척 다양하고 종류도 많은데요.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평소 건강하지 않았던 곳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자율신경실조가 심해지면 신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여러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체에서 나타나는 양상으로는 △부정맥 △기립성 저혈압 △과호흡 △안면홍조 △가려움증 △피부 트러블 △이명 △탈모 △목/어깨/팔 결림 △만성피로 △식은땀 △수면장애 △어지럼증 △두통 △식욕부진 △설사 △소화불량 △다한증이나 수족냉증 등이 있으며, 정신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에는 △불안함 △초조함 △우울감 △신경질적이고 예민해짐 △심한 감정 기복 △가슴 답답함 △울화가 많아지는 것 등이 있습니다.

Q. 자율신경실조증 원인은 무엇인가요?
A. 자율신경실조증 원인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리 몸에 대해 좀 더 알 필요가 있습니다. 자율신경은 우리 몸속 내장기관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내장기관을 한의학에서 오장 육부라고 표현하는데 이 중 특정 장기에 이상이 생기거나 그 기능이 떨어지면 대사가 제대로 안돼서 독소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독소들이 자율신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해서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게 만듭니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 자율신경실조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Q. 자율신경실조증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보통 사람들은 자율신경실조증 증상들만을 없애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마치 두더지 게임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증상을 잡으면 다른 증상이 올라오고, 올라온 증상을 잡으면 또 다른 증상이 올라오게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원인을 내버려 둔 채 올라온 증상만 잡으려 하면 끝이 나지 않습니다. 또한, 화학약물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몸에 독소가 쌓이고 건강이 나빠져서 자율신경회복이 늦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한의학적 치료는 증상 하나하나를 쫓아가는 것이 아닌, 자율신경이 약해지게 된 원인을 찾고 해결해서 신경이 스스로 살아나도록 돕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력이 약하고 회복력이 떨어진 경우라면 한의학적 치료가 재발도 덜 되고 좋은 경과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방요법이 장점이 많더라도, 원인 파악이 안 되어 있다거나 현재 몸 상태에 적절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면 의도했던 효과를 못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 전에 자율신경실조증의 원인과 몸 상태를 확인하는 체계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적 진맥, 설진, 복진뿐만 아니라 자율신경, 뇌기능, 혈관건강도검사, 적외선체열 등 자율신경과 연관된 검사를 받고, 개인의 신체 컨디션, 병의 진행 정도, 체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1:1 맞춤으로 치료할 수 있다면 보다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 문제로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내 몸이 보내는 위험신호이니 방치하지 말고 치료받길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