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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에 점심 식사 후 몸이 나른하고 잠이 오는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봄철에 졸리는 증상이라 하여 ‘춘곤증’이라고 하며, 환절기 계절변화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컨디션 저하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환절기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기에 잘 걸리고, 호흡기계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면역계가 과민한 사람은 비염이 심해지는 것처럼 소화기계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경우 춘곤증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환절기에만 증상이 잠깐 나타나는 춘곤증과 달리 평소에도 식후에 나른한 증상과 함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무력감, 식은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는 ‘식후혼곤(食後昏困)증’에 해당한다.

식후에 무력감이나 어지러운 증상이 지속된다면 식후혼곤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식후에 무력감이나 어지러운 증상이 지속된다면 식후혼곤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식후혼곤증의 원인은?
한의학적으로 소화기계의 기능에 해당하는 비기(脾氣)가 허한 것이 원인이다. 비기가 허약해지면 식후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기 어려워져 기운을 쥐어짜느라 상기한 여러 가지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한의학적인 메커니즘으로 설명하자면, 비기허(脾氣虛)로 인해 전신에 영양을 공급하는 비주운화(脾主運化) 작용에 문제가 생겨 혈액순환 촉진 기능에 해당하는 비통혈(脾統血)과 사지말단의 영양공급기능에 해당하는 비주사말(脾主四末) 등에 관련된 증상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소화 기능이 떨어져 위장으로 혈류량이 급속도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사지말단이나 뇌로 가는 혈류량이 부족해지며 혼미하고 노곤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식후혼곤증은 삶의 질을 저하하기도 하지만 점점 진행되면 여러 가지 추가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떨어진 위장기능으로 인해 잦은 체기, 두통, 역류성식도염 증상, 과민성 장 증후군 등이 이미 나타나 있을 가능성이 크며, 나아가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위암 등의 기질적이고 중대한 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식후혼곤 등의 소화불량 증상이 잦고 소화기계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삶의 질 개선과 타 질환 예방을 위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 식후혼곤증의 원인이 되는 비기허증은 얼굴빛이 누렇게 뜨고,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며, 호흡이 얕고 말에 힘이 없어진다. 또한 식욕부진, 식후 배가 빵빵하고 가스가 차고, 대변이 묽거나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주요 증상이다. 이 밖에도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부종이 나타나며, 여성의 경우 월경량이 적거나 색이 묽고 주기가 들쭉날쭉 길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타고난 위장기능이 약한 경우나 과로, 과식, 음주, 스트레스 등 소화기계에 부담을 주는 생활이 오래 누적되는 것이 주요 유발요인이다. 위의 증상들과 함께 식후혼곤증이 지속해서 나타난다면 원인에 맞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식후혼곤증의 한의학적 치료 방법은?
식후혼곤증의 한의학적 치료 방법은 보비위(補脾胃)하여 소화기의 운동성 및 소화액 및 효소 등의 분비 기능을 강화하고, 약해진 소화 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담음(痰飮), 습담(濕痰), 담적(痰積) 등으로 불리는 체내 불순물을 제거한다. 또한 약해진 소화 흡수기능으로 인해 떨어진 여타 오장육부 기능에 따라 파생되는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주된 치료점이다. 침, 약침, 한약 등으로 복부의 혈류 순환 및 위장의 운동성을 개선하고, 약해져 있는 장부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와 더불어 잘못된 식습관 및 생활방식을 반드시 교정해야만 빠른 호전과 재발 방지를 기대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강기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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