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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하지정맥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하지정맥류 환자 수는 2004년엔 48만495명에서 2015년 19만2000명으로 4배나 증가했다. 10년 남짓한 시간 동안 이토록 많이 환자가 증가한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생활양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하이힐이나 스키니진, 각선미를 살리는 미용 목적의 압박스타킹 등 다리 혈액순환에 무리를 주는 옷들이 보편화하면서 하지정맥류 발병 역시 증가한 것이다. 온종일 서서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서비스업 종사자 수가 증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아리를 잡고 있는 여자종아리를 잡고 있는 여자

두 번째, 질 높은 삶. 즉, 웰빙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데 있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리에 혈관이 툭툭 불거지는 정도는 '참고 살아도 되는, 보기는 좀 흉해도 안 죽는 증상' 정도로만 인식했었다. 하지만 점점 건강한, 윤택한 삶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하지정맥류 역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이 바뀐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환자가 많아지는 일명 '선진국형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 하지정맥류 자체에 대한 인식 변화다. 제대로 된 생각이 자리 잡지 못한 예전에는 종아리나 무릎 뒤에 혈관이 튀어나오는 증상일 때만 하지정맥류로 생각했었다. 사실 하지정맥류 증상은 부종부터 저림, 쥐내림, 수족냉증, 피로감, 열감, 통증 등 그보다 훨씬 광범위한데도 말이다. 실제 하지정맥류 환자 가운데 많은 사람이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 형태로 내원하게 된다.

이런 인식은 하지정맥류 관련 병원이 하나씩 늘어나면서 많이 개선되었다. 점차 많은 이들이 위와 같은 증상의 원인을 하지정맥류로 인식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관초음파검사를 받고 있다.

특히, 종아리나 발목 등 다리가 붓는 부종의 경우 예전 같았으면 오래 서 있으면 생기는 증상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거나 자주 붓는 사람이라도 혈액순환에 좋다는 음식이나 민간요법 등에 의지했다면 최근에는 조금만 다리가 부어도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관련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하지정맥류는 자연치유가 불가능한 진행성 질환이기에 방치할수록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게 좋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인 정맥 내 판막이 한번 손상되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치료 방법 역시 해당 문제 혈관으로 혈액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폐쇄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혈관 자체를 다리에서 끄집어내는 '발거술'이 이용되었으나 기술의 발달로 최근에는 '정맥 내 레이저 수술"로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치료가 가능해졌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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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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