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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필자의 진료실에 내원했던 골절 병력의 30대 남성이 있다. 다른 문제로 내원하였다가 골절에 대한 얘기가 나온 후 혈액 검사를 통해 비타민 D 수치를 측정했더니 26.2ng/ml의 수치가 나왔다. 이는 비타민 D 부족한 상태의 수치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왕성한 활동기에 있는 30대 남성인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비타민 D가 부족할까?

비타민 D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학창시절 비타민D는 햇빛만 잘 쬐면 충분히 섭취가 가능하다고 배웠다. 문제는 ‘잘 쬐면’이다. 우리는 과연 햇빛을 잘 쬘 수 있을까?

◆ 비타민 D, ‘잘 쬐기’ 어려운 이유는?

내리 쬐는 햇볕 아래 민들레 꽃씨 불어 날리는 여성내리 쬐는 햇볕 아래 민들레 꽃씨 불어 날리는 여성

우리나라는 비타민D를 만드는데 필요한 UV-B가 비교적 적은 위도에 있으며 그나마 11월부터 3월까지는 그 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또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공해와 높은 빌딩으로 인해 주로 실내에서 일하는 사람의 경우는 적절한 양의 자외선을 받을 수가 없다. 게다가 자외선의 특성상 유리창을 통해서 들어오는 자외선은 UV-B가 투과를 하지 못하므로 비타민 D의 합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아시아인과 같은 유색인종은 백인들에 비해 멜라닌이 많은데, 이는 일종의 햇빛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도 많은 양의 햇볕을 쬐어야만 원하는 만큼의 자외선을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충분한 햇볕을 잘 쬐려면 매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거나 적어도 SPF 30이하 지수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팔다리의 약 25% 이상을 노출한 채 약 15~30분 정도 있어야만 적절한 비타민 D가 합성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이렇게 매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 식품만으로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까?

물론 햇빛을 통한 흡수가 안되면 먹어서 섭취하면 된다. 비타민 D는 소나 돼지의 간, 정어리, 다랑어, 고등어, 달걀노른자 등에 많으며 간유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버터나 우유에도 함유되어 있어 아이들의 비타민D 공급원으로도 좋다. 표고버섯, 효모 등에도 비타민 D₂인 에르고스테롤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좋은 프로비타민 D의 공급원이 된다.

하지만 식품으로 섭취하는 비타민D는 실제 그 양이 충분하지 않고 또한, 체내에서 비타민 D의 합성을 위해서는 자외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니 자외선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는 이상 현대인은 필히 비타민 D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매일 자외선을 죄어야만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가 결론이다.

<글 = 라아클리닉 이상욱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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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욱 인천참사랑병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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