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보강용 단백질 보충제의 주성분인 ‘크레아틴’이 우울증 치료제의 약효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세기프론티어 뇌프론티사업단'의 류인균 서울대 교수와 카톨릭의대 윤수정, 김태석 공동 연구팀이 근력운동의 건강보조식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크레아틴을 기존의 우울증 치료제에 병행 치료했을 때 치료효과가 현저히 증가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류인균 교수팀은 근육세포와 뇌세포에서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크레아틴(간이나 신장에서 합성되는 질소 유기산)이 뇌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가정하고 우울증 치료제와 병행 치료할 때의 효과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약병
우울증상이 있는 19~65세 사이의 여성 52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투여 받은 약은 비밀로 하고 한 그룹은 SSRI계열의 항우울제인 에스시탈로프람과 크레아틴(5g/day)을, 다른 그룹은 같은 항우울제와 위약을 추가 투여했다.
실험결과 항우울제에 크레아틴을 추가 복용한 그룹은 항우울제를 단독 복용한 그룹보다 우울증 치료기간이 약 2주 이상 단축됐다.
연구진은 "최종평가 시점인 복용 8주 후 우울증 치료효과를 확인해본 결과 크레아틴을 추가복용한 그룹의 52%에서, 항우울제를 단독 복용한 그룹에서는 단 25.9%에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며 “이는 크레아틴 병행 치료가 기존 항우울제의 효과를 뚜렷이 개선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두 그룹간에 약물 부작용에 있어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크레아틴의 사용에 의한 부작용으로 추정되는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류인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강기능식품인 크레아틴을 이용해 기존 항우울제의 중요한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크레아틴이 고가의 약물이 아니라 천연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가져올 수 있는 의료/경제학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팀은 뇌영상 연구를 통해 크레아틴의 뇌세포에서의 작용 기전을 밝히고 이 원리를 기반으로 우울증뿐만 아니라, 조울증 등 다른 기분 장애의 치료에도 크레아틴의 사용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정신과 및 신경과학 분야의 최고 수준 권위지인 미국정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Latest Impact Factor: 12.539)의 8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중요논문으로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