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매년 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다. 1882년 3월 24일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 박사가 결핵을 유발하는 결핵균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고, 결핵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결핵은 에이즈, 말라리아와 더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3대 감염병 중 하나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감염병이다. 감염률이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OECD 국가 38개국 가운데 결핵 감염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23년에는 60대와 80대 노년층에서 감염률이 소폭 늘어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결핵이란 어떤 질환인지,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2주 이상 기침이 난다면 결핵을 의심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2주 이상 기침이 난다면 결핵을 의심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침, 가래 끊이지 않는 결핵…증상 없는 잠복결핵도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한 만성 감염병이다. 감염자가 기침을 하면서 침방울이 주변으로 튈 경우, 공기를 매개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폐 조직에 감염을 일으키는 폐결핵이 가장 흔하기 때문에, 결핵이라는 질환을 폐결핵을 칭하는 말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결핵균은 몸속 대부분의 장기에 감염이 가능하다. 신장에 결핵균이 감염되면 신장결핵, 결핵균이 뇌척수막에 침투하면 결핵성 수막염 등으로 부른다.

일반적으로 결핵균이 폐에 감염될 경우 기침을 심하게 하고 누런색의 가래가 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피를 토해내는 객혈과 호흡곤란, 흉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외에 △피로 △야간 발한 △빈맥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이 전신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일반적인 감기 등의 호흡기질환이 아닌 결핵을 의심하고 객담 검사와 흉부 방사선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가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은 다른 균에 비해 증식 속도가 매우 느리고, 면역세포의 공격에도 잘 적응하는 편이다. 그래서 결핵균에 감염되어 몸속에 살아있는 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증상이 없이 잠복하는 경우도 많다. 대한결핵협회는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잠복결핵 감염자가 90%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잠복결핵 상태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몸 밖으로 결핵균을 배출하지 않아 감염력도 없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증상과 전염력이 있는 결핵이 발병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잠복결핵 환자 가운데 결핵균에 감염된 지 2년 이내의 환자 5%, 2년 이후의 환자 5% 정도로 약 10%의 환자가 결핵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잠복결핵의 여부는 혈액 속 면역반응물질(인터페론감마)을 측정하거나 결핵균의 배양액으로 정제한 투베르쿨린 용액을 팔에 주사하는 방법 등으로 검사할 수 있다.

치료 시 6개월 이상 약 복용…예방 위해 접종과 위생수칙 준수해야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 항결핵제를 복용해야 한다. 현재 약 10여 종의 항결핵제가 사용되고 있는데, 치료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좋은 치료제인 이소니아지드, 피라진아미드, 리팜피신, 리파부틴, 에탐부톨 등을 1차 약제라고 한다. 다만 이들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경우, 부작용이 더 심하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2차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

보통 약물 치료 후 2주 내외가 지나면 전염력이 사라지고, 증상이 서서히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복용할 경우, 결핵균을 완전히 체내에서 제거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항결핵제에 대한 내성이 심해지면서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정해진 기간 동안은 약을 꾸준히, 제시간에 적정량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6개월간 약을 복용한 후 객담 검사를 시행했을 때 결핵균이 검출되지 않으면 완치로 판단한다. 그러나 이때 계속해서 결핵균이 나오는 경우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추가적으로 약을 더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과 전염력이 없는 잠복결핵의 경우에도 치료가 권장된다. 9개월간 이소니아지드를 복용하거나 4개월간 리팜피신 복용, 3개월간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피신 동시 복용 등의 방법으로 체내 결핵균을 사멸시키는 치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잠복결핵에 감염된 사람이 치료를 끝까지 받을 경우,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에 비해 활동성 결핵이 발생할 위험을 약 83% 낮출 수 있다.

한편, 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영유아기 백신 접종과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강조된다. 국내를 기준으로 생후 4주 이내의 영유아는 결핵 예방에 약 80% 정도의 효과가 있는 BCG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할 경우 일반적인 폐결핵뿐 아니라 영유아들에게 특히 치명적인 결핵성 수막염이나 속립성 결핵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기침이 장기간 지속되고 가래가 끼는 등 결핵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기침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또 결핵 환자의 가족이나 주변인들은 더욱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는 만큼, 결핵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