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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진동백 교수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진동백 교수ㅣ출처: 하이닥

치과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내원합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점점 나이가 들수록 치과를 찾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지병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대학병원은 조절되는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부터, 신장이식이나 골수이식 등 큰 수술을 앞둔 환자까지 다양한 병력을 가지고 내원합니다.

치과에서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피가 날 수 있는 진료 시 환자들이 어떤 약을 먹고 있는 지입니다. 아무래도 잇몸치료를 한다거나 발치 및 임플란트와 같은 출혈 동반 치료가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피를 묽게 만드는 약을 먹는 중이라면 진료 후에도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가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항혈소판제에 대해서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항혈소판제를 대표하는 아스피린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항혈소판제를 대표하는 아스피린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항혈소판제로는 아스피린이 대표적이며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아스트릭스 등이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처음 개발된 항혈소판제이며, 특허가 풀린 후 많은 회사에서 유사 성분을 바탕으로 약을 개발해서 다양한 상품명이 존재합니다. 복용 중인 약의 이름이 다르더라도 항혈소판제 계열이라면 동일한 작용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보통 아스피린은 소염진통제로서 열이 나거나, 두통 및 근육통이 있을 때 복용합니다. 하지만 기존 용량에서 20% 이하로 줄인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관 내에 생기는 혈전을 막아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춥니다.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병하는 질환으로는 협심증,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뇌경색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질환을 앓거나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아스피린을 복용합니다. 또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심한 경우에도 예방 차원에서 복용합니다. 피가 묽어지면 쉽게 혈전이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치과 치료 전에는 아스피린을 무조건 끊어야 할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또 다른 항응고제인 와파린에 비해 아스피린은 지혈 억제 효과가 낮기 때문입니다. 발치나 임플란트 수술 등을 받을 때도 출혈은 발생하지만, 지혈이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길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2017년 치의학 임상 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and Experimental Dentistr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환자의 일반적인 건강 상태는 치과 시술보다 중요하며, 치과 수술 시 지혈 방법을 통해 출혈을 잘 조절하면서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소판제 복용을 중단하지 않고 치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피가 멈추지 않는 부작용이 환자 입장에서는 걱정되겠지만, 아스피린 복용 중단으로 혈전이 발생한다면, 이는 생명에 더 큰 위협이 됩니다.

그래서 대학병원에서는 주치의가 약물 중단 필요 여부를 시술 전에 서류상으로 확인합니다. 보통 환자가 협심증, 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스텐트 수술, 뇌경색이 있거나 있었다면, 아스피린을 되도록 끊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외의 경우라면 최대 일주일 정도 단약을 권유합니다. 그리고 치과 진료가 끝나면 지혈 확인 후 다시 아스피린을 복용합니다.

아스피린 복용과 관련해서는 치과 진료 외에 내시경 검사에서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내시경 검사 시에도 출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면 지혈이 되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소화기학회(APAGE)와 아시아 태평양 소화기 내시경학회(APSDE)가 2018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출혈 위험이 큰 초고위험 내시경 시술이 아니라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항혈소판제 복용 시 출혈의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너무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대신 치과 진료에 앞서 아스피린 복용 유무를 꼭 이야기해야 치과의사로서 여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진동백 교수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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