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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상암고려의원 박용준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상암고려의원 박용준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콜레스테롤을 많이 포함한 음식을 먹는 것이 동맥경화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약 100년 전쯤에 처음 등장했다. 러시아에서 콜레스테롤 및 다양한 지방이 포함된 음식을 토끼에게 먹이고 관찰한 결과 토끼의 동맥이 아테롬성 동맥경화증과 비슷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관찰됐다.

이후 수많은 연구를 통해 콜레스테롤 중에서도 몸에 나쁜 ‘LDL(저밀도지단백)과 중성지방(triglyceride)’이 높으면 동맥경화증이 유발된다고 알려져 이를 지질이 높은 병이라는 뜻으로 고지(질)혈증이라 명명하고, 현재는 몸에 좋은 HDL(고밀도지단백)이 낮은 것도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HDL저하까지도 질환의 범주에 들어가면서 ‘이상지질혈증’이라는 진단명에 이르렀다.
따라서 지금 흔히 이야기하는 고지혈증이라는 진단명은 LDL과 중성지방 수치는 높고 HDL 수치는 낮은 이상지질혈증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 치명적인 ‘이상지질혈증’, 불편한 증상 없어도 뇌졸중, 협심증 유발

몸에 특별히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이상지질혈증’이 중요한 이유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해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되고, 우리 몸에 혈관이 존재하지 않는 장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몸 전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맥경화증은 이상지질혈증만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비만, 흡연, 고호모시스테인혈증, 만성 염증, 섬유소원(fibrinogen)과 lipoprotein(a)의 증가 등도 원인이 되며, 이런 여러 요인 중 일부는 금연, 체중 감량처럼 본인의 의지가 중요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간단한 검사를 통해 위험인자의 유무를 확인하고 교정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관련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원인이 같이 조절될 때 보다 혈관의 건강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인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혈관내부혈관내부

이상지질혈증에서 중요한 점은 콜레스테롤 자체가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운반시키는 지단백(lipoprotein)이다. 지질은 크게 중성지질(방), 인지질, 당지질, 스테로이드로 나뉘고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골격을 가지므로 스테로이드에 포함되는데, 지단백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지질과 단백질이 결합된 형태를 말한다.
지단백은 그 안의 중성지방과 단백질의 비율에 따라 밀도가 달라지며 카일로마이크론, 초저밀도지단백(VLDL), 저밀도지단백(LDL), 고밀도지단백(HDL)으로 나뉘는데, 이중 LDL은 말초혈관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여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나쁜 지단백이고, 반대로 HDL은 말초혈관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여 제거하는 지단백으로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좋은 역할을 한다.

총콜레스테롤은 200mg/dL미만, LDL콜레스테롤은 100mg/dL미만이 정상이며, HDL콜레스테롤은 남자는 40mg/dL이상, 여자는 50mg/dL이상을 정상범위로 본다.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과는 다른 형태의 지질로 정상치는 150mg/dL미만이며, 이 또한 높으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범위를 벗어나게 될 때 이상지질혈증으로 간주하며, 각 개인의 병력 및 흡연, 음주, 운동습관, 비만 등의 생활습관 등을 고려하여 어떻게 치료할지 결정하게 된다.

◆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위해 특히 명심해야 할 ‘식이요법’ 7가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식이요법이다.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트랜스지방을 낮추고, HDL콜레스테롤을 올리는 방향으로 식이요법이 진행돼야 한다. 이 중 트랜스지방은 지방을 가공처리 했을 때 발생하는 인공적인 지방으로 원래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방 전체 칼로리 섭취를 줄여 체중을 정상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 되며, 전체 식사량에서 지방의 섭취를 줄이되,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은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1. 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된 가금류(소, 돼지, 닭 등)의 섭취를 줄이고, 꼭 필요한 단백질 섭취는 순수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마블링 잘된 고기는 포화지방이 많으므로 좋지 않다).

2.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 튀김 음식의 섭취를 최소한으로 한다.

3. HDL콜레스테롤을 올리려면 불포화지방산 특히 오메가3의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이 좋은데 등푸른생선의 섭취를 늘리고 아마씨유, 들깨기름,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된다.

4. 중성지방을 줄이기 위해 단순당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정제된 백미, 밀가루를 재료로 만든 음식 모두 이에 해당하며 잡곡이나 현미로 바꾸는 것이 좋다.

5. 음주 또한 중성지방을 올리는 주범이므로 피해야 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HDL콜레스테롤을 올리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꼭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 과일, 야채, 콩류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흡수를 낮추는데 효과적이며 용량의존성이 있으므로 식이섬유를 많이 먹을 수록 콜레스테롤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7. 마늘, 양파 및 비타민 중 니아신(비타민B3)과 판테테인(비타민B5)은 HDL콜레스테롤을 올리고 LDL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이상지질혈증에 도움이 된다. 특히 니아신은 이상지질혈증 치료목적으로 알약으로 만들어져 의사의 처방전으로도 복용이 가능하다. 단지 혈관 확장으로 인한 얼굴의 작열감, 간수치 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꼭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식이요법과 더불어 이상지질혈증 치료약을 복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대표적인 약은 스타틴이라 불리는 계통의 약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그 외 중성지방에 효과가 있는 약 또한 따로 있으므로 반드시 검사 후 의사의 상담을 받고 처방 받아야 한다.

◆ 콜레스테롤 수치 무조건 낮추기 보다는 건강상태에 따라 판단해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냐에 대해서는 약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동맥경화증은 지질이 운반되는 지단백의 형태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 콜레스테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구성성분이자 프로게스테론,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알도스테론, 코티솔, DHEA 등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의 재료가 되며, 비타민 D와 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담즙 또한 콜레스테롤을 재료로 만들어진다.

식이요법을 통해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여도 간에서 보상작용으로 콜레스테롤 합성을 증가시키게 되므로 생활요법만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우리 몸이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스타틴 계통의 약을 써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췄을 때 특히 고령의 환자들에서 무기력증, 만성피로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분들을 종종 관찰하게 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호르몬의 합성을 저하시켜서 그럴 수도 있고, 유비퀴논(흔히 코엔자임 Q10이라고도 한다)이란 항산화 영양소의 합성을 감소시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맹목적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꼭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으며 개별 환자들의 심혈관계 위험성이나 전체 건강상태를 같이 고려하여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상암고려의원 박용준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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