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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왜 나만 어지럽지요?”

60대 중반의 세련된 옷차림의 남자 환자분께서 진료실에 처음 오셔서 하신 첫 말씀이었습니다.
평소 꼼꼼한 성격으로 오랜 동안 기업 컨설팅을 하면서 살아온 분이셨고 몇 년 전 은퇴한 이후 계속되는 어지럼증으로 오셨습니다.

“처음 어지럼증이 생긴 건 40대 초반이었던 것 같아요.
몇 번의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으로 이석증 진단을 받고 치료도 받았습니다.
당시 치료가 잘되어 어지럼증이 완전히 사라졌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멍하고 집중이 안되고 어지러운 느낌이 일상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조금만 피곤해도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 같고 전철처럼 사람 많은 곳에서 더 심해지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손으로 얼굴을 감싼 할아버지손으로 얼굴을 감싼 할아버지

어지럼증이 급성기 증상으로 나타나 메스꺼움과 구토 등을 동반한다면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과 같은 질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몇 년 이상 지속되고 머릿속이 멍해지는 듯한 느낌을 호소한다면 이는 만성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선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의 손상으로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심한 어지럼증을 앓고 난 후 젼정신경의 기능이 회복 되지 않아 오래 가는 경우입니다.

또, 위의 환자분처럼 심한 어지럼증을 겪은 적도 없는데 멍한 느낌과 어지러운 느낌, 불안에 따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chronic subjective dizziness)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어지럼증에 대해서 뇌 MRI등을 비롯한 여러 검사를 받아보아도 특별이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지럼증이 있기 전에도 평소 멀미를 자주 하거나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등의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은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변화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땅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오랜 시간 안정제나 전정억제재를 복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료는 평형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전정 재활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불안에 대한 치료를 같이하기도 합니다.

어지럼증을 이겨내기 위해서 커피와 같이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술은 어지럼증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금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싱겁게 드시는 것도 만성 어지럼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글 = 연세오원석신경과의원 오원석 원장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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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연세오원석신경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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