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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약 2달 후면 수능시험 일이다. 대한민국 전국의 수십만 아이들의 오직 이 순간만을 위해 지난 10여 년간 앞만 보며 실력을 갈고닦아왔으리라. 어디 아이들뿐이던가? 매 순간을 마음 졸이며 뒷바라지 해온 수험생 가족들도 오직 수능시험일 만을 위해 많은 것을 참고 희생해왔다.

수험생을 둔 부모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험생의 건강 체크이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수험생의 신경은 극도로 예민해지므로 자칫 건강 관리를 잘못했을 경우 시험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수험생, 경계해야 할 ‘하지정맥류’

생각하고 있는 세 학생생각하고 있는 세 학생

수험생들의 건강 관리에서 특히 경계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하지정맥류이다. 하루 10시간이 넘게 앉아서 공부하는 수험생은 그 특성상 하체 건강이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특히 평소에 운동을 즐겨 하는 남학생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은 여학생들은 학창시절 동안 거의 책상에 앉은 채로 공부만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 위험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원래 하지정맥류의 주 발병층은 40대 이상의 여성이다. 노화로 인해 혈관의 탄력이 저하되고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이 쉽게 고장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20대 이하의 연령층에서도 하지정맥류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10대의 하지정맥류 증가율이 눈에 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12년간 10대의 하지정맥류 연평균 증가율이 약 75%로 60대 다음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어린 연령대에서 하지정맥류 발병이 늘어난 데에는 운동 부족과 더불어 과중한 학업량으로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진 게 주요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수험생 하지정맥류 방치하면 집중력 저하 위험

사실 하지정맥류는 생명에 직접 위협이 되는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10대의 경우 하지정맥류로 인해 성적까지 떨어질 수 있기에 문제가 된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10대 학생들을 인터뷰해보면 학교 수업 도중 갑자기 다리가 저려져 이에 신경이 뺏겨 수업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무서운 점은 취침 중 다리 저림이나 통증 때문에 수면부족 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데 있다. 수면부족은 다음날 곧바로 집중력 하락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수험생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공든 탑 위협하는 하지정맥류 증상, 의심된다면 진료부터

만약 수험생인 자녀의 하지정맥류가 의심되지만, 수술 후 회복 기간 동안 학업에 지장을 줄까 봐 치료를 미루는 부모님들도 계시리라 본다. 하지만 필자는 그것은 괜한 걱정일 뿐이니 자녀의 하지정맥류를 하루빨리 진료를 받아보길 부탁하고 싶다. 하지정맥류를 레이저수술로 치료할 경우 수술 후 일상생활 복귀까지 불과 몇 시간이면 가능하고 수술이 비절개로 진행되어 여학생들에게 민감한 흉터가 남지 않는다.

이제 본격적인 가을이다. 일교차가 심해지는 이때, 수험생 자녀의 작은 기침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겠지만, 부디 자녀 건강관리에 성공하여 십여 년간 쌓아온 공든탑이 무너지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대한민국의 수험생 부모님들은 조금만 더 힘내길 바라본다.

<글 =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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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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