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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내과의원을 개원한 지 벌써 10년 차. 처음 외래 위주의 진료에서 차츰 예방적 치료와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공단건강검진을 통해 만성질환자를 미리 발견하고 생활 개선을 통한 질환의 개선을 중요하게 여겨 당뇨환자에 많은 진료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당뇨치료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부모님께서 당뇨병으로 오랫동안 치료받고 계시며 가족력으로 당뇨가 발생할 확률이 아주 높은 남편의 건강상태를 추적하면서 당뇨 전 단계와 초기당뇨의 효과적 치료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혈당혈당

그리하여 당뇨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적 도움을 주기 위해 식이교육, 운동교육에 관심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당뇨로 진단받은 후 식이요법 교육, 운동교육을 많이 접하게 되지만 들을 때뿐이고, 실생활에서 식사에서 얼마나 먹어야 할지, 어떤 음식은 금해야 할지 막연하게 느끼시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2004년부터 매년 가을 ‘로뎀나무 건강 박람회’를 기획하여 당뇨식이로 뷔페를 제공하고, 저염식이에 관해 교육하며 어느 정도 양이 적정한지 직접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 당뇨환자와 가족이 직접 식판에 음식을 담고 먹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매년 행사 때마다 100여 명의 환자와 가족 분들이 참석하셔서 매년 가을 지역사회 잔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당뇨에 관한 관심과 노력으로 지역사회에서 당뇨 치료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병원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당뇨환자가 내원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9월 한창 바쁜 토요일 오전 진료에 대학 선배 언니가 남편과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선배 언니는 소화기내과 전문의임에도 남편의 당뇨치료를 위해 일부러 시간 내서 방문하였습니다.

선배 언니의 남편은 바쁜 직장생활로 운동 시간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잦은 회식으로 복부 비만이 있는 상태로 직장 건강 검진에서 공복혈당이 300이 넘게 나와 외래를 방문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심한 피로감으로 일에 집중할 수 없고 3개월 동안 5kg 체중감소를 보였다고 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 공복혈당이 291, 당화혈색소 12.7%, 소변에서 단백뇨 검출되고, 간 수치도 경미한 상승을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혈압은 정상, 특별한 가족력이 없는 상태라는 비교적 좋은 신체 조건과 당뇨에 대해 관해 철저히 치료하겠다는 아내의 명철함으로 힘을 얻어서 과감하게 당뇨 초진 치료에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1주간 인슐린 40단위로 주사하면서 하루1500kcal 이하로 식사 열량을 제한하고, 식사일기를 쓰도록 격려하였습니다. 직장 주변에 운동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하루 30분 자전거타기와 30분 걷기를 매일 하시도록 했습니다. 선배언니의 꼼꼼한 내조와 후배의사이지만 당뇨 치료에 관한 주치의로서 대우하는 전적인 신뢰에 힘입어서 자신감을 갖고 치료에 임했습니다.

1주일이 지난 후 외래에 방문한 환자분은 당뇨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있지만 인슐린 맞으면서 피로감이 없어졌다고 좋아하셨습니다.

1주간 열심히 날마다 운동하고, 좋아하던 과자와 빵 종류, 탄산음료를 절제하면서 식이요법을 상당히 열심히 실천하셨습니다. 당화혈색소는 11.9%로 아직 많이 높은 상태이지만 공복혈당은 114로 측정되어 몸이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식사조절, 운동 하기로 하고 2주 후 외래 방문을 약속했습니다.

2주 후에는 훨씬 더 활기찬 표정으로 식사일기와 혈당 수첩을 내미는 환자분의 모습을 보면서 이 환자 분에게 당뇨는 더 이상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화 혈색소 7.3%로 많이 호전된 양상을 보여 하루 한번 복용하는 경구 약제로 전환한 뒤 1달 뒤에 외래로 오시도록 했습니다.

다시 1달 뒤 측정한 당화 혈색소는 5.8%로 측정되었고 경구약제 복용에도 불편함 없이 잘 적응하고 계십니다. 운동도 주3회 이상은 1시간씩 하고, 저녁 회식 자리는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식사량도 밥 2/3공기를 먹고, 과자, 빵은 완전히 끊은 상태를 잘 유지 하고 계셨습니다.

이제는 2달 간격으로 외래에 다니고 계십니다.

인슐린 치료는 대부분 외래에서 교육하기 쉽지 않고 환자들도 인슐린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초기 치료에 적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분의 경우와 같이 공복혈당이 200이상이면서 본인 스스로 치료의욕이 있는 경우 당뇨 진단 첫 치료로 적용해 보면 좋은 경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인슐린 치료는 당뇨 치료의 마지막 선택 약이 아니라 급성기에 가장 효과적으로 혈당을 정상화 할 수 있는 치료제이며 식이요법이 익숙해지면 경구 약제로의 전환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측면을 강조한다면 불필요하게 인슐린 치료를 주저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보호자의 치료에 대한 이해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보호자에게 식이요법의 중요성과 인슐린치료의 효능 효과에 관해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갖도록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당뇨에 대해 무심한 것도 문제이지만, 지나치게 낙담하거나 치료에 대해 너무 복잡하게 여기지 않도록, 되도록 식이요법을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고 초기에는 4주 가량 혈당을 직접 측정해보도록 하여 식사 일기를 써서 어떤 음식들이 문제가 되는지 경험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당뇨 전 단계와 초기 당뇨환자에게 실천 가능한 생활 개선 요법을 환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여 적정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길고 긴 당뇨와의 치료 여행에서 지치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임을 다시금 기억하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까이에서 쉽게 치료적 도움을 주고 자주 교육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당뇨 치료의 핵심임을 잊지 말 것을 다짐해 봅니다.

<글 = 로뎀나무내과 방혜승 원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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