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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최근 한 연예인의 프로포폴 투약 사건이 터지면서 프로포폴과 관련한 많은 뉴스들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소위 ‘우유주사’라고 표현해 다소 자극적이고 과장된 내용을 담고 있는 뉴스도 눈에 띕니다.

프로포폴은 생각보다 병원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잘못된 지식으로 괜한 걱정이나쓸데없는 오해를 하지 않도록 ‘프로포폴’이란 도대체 어떤 약물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프로포폴이란?
프로포폴(Propofol)은 보통 줄여서 포폴(Pofol)이라고 표현하며, 알킬페놀 유도체로서 뇌의 GABA 활성도를 촉진해 진정효과를 가져오므로 주로 마취나 진정의 용도로 사용됩니다.

프로포폴은 정맥으로만 투여하고 동시에 효과가 즉시 나타나며, 발현시간이 짧아 빨리 회복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프로포폴은 주로 어디에 사용되나요?
프로포폴은 약품 효능분류 상에서는 마취제로 분류되어 있어 보통은 수술에 많이 사용되지만 수면(마취)이 빨리 되고 빨리 깨어나는 장점이 있어 수면내시경 검사나 피부 미용시술, 성형외과적 시술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왜 프로포폴은 우유주사라고 하나요?
보통 무색투명한 다른 주사제에 비해 프로포폴은 하얀색의 우유빛깔을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속칭 ‘우유주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 왜 이렇게 프로포폴이 이슈가 된 건가요?
주사기주사기 프로포폴은 전문의약품으로, 단어 자체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흔히 사용할 정도로 대중화된 것 자체가 일종의 넌센스입니다. 처음 프로포폴이라는 용어가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6월 유명한 팝가수 마이클잭슨이 프로포폴 과다투여로 인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입니다. 그 당시엔 주로 프로포폴 주사의 안정성에 대해서 기사화되었습니다. 그 후 다소 잠잠해지다가 최근 유흥계 종사 여성, 일부 탤런트의 프로포폴 불법투여와 중독이 사건화되면서 점차 이슈화되었습니다.

■ 프로포폴의 중독성이 그렇게 높은가요?
프로포폴의 중독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물론 프로포폴은 향정신성 약물로 분류된 만큼 다소 중독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포폴뿐 아니라 사람에게 사용하는 모든 약물은 경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중독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프로포폴만이 유독 중독성이 높은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사의 판단하에 투약 되는 프로포폴로 혹시 중독되지 않을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어떤 사람이 프로포폴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은가요?
사실 중독이라는 표현보다는 의존이라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프로포폴은 환자들에게 마취 또는 진정을 유도해 아무런 기억 없이 편안하게 수술, 시술, 또는 검사를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경우의 따라 일부 사람들은 푹 자고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 깨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고양감이나 황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느낌에 중독되는 것이며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프로포폴 중독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
1. 이전의 약물 중독력이 있는 사람
2. 주로 밤에 근무하는 사람(유흥계, 주점, 노래방 등)
3. 우울증, 조울증 등 정신과적 병력이 있는 사람
4.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

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프로포폴 투여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반드시 담당의사 선생님에게 본인의 병력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 “얼마 전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프로포폴을 맞은 것 같아요! 저도 중독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프로포폴은 수면내시경 검사에 미다졸람(midazolam, 진정제의 한 종류)처럼 환자에게 종종 사용되는 약제입니다. 필자도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를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최근 들어 부쩍 프로포폴을 투여하려고 하면 걱정하여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의사의 지시 하에 적절한 양을 투여했을 때의 문제(중독, 위험성 등)는 거의 없으므로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 “왜 자꾸 뉴스에서는 프로포폴의 중독성을 강조할까요?”
프로포폴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은 좋으나, 일부 언론의 과장된 보도로 인해 치료 시 필요한 경우에도 거부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관리하에 투여되는 프로포폴은 대부분 안전하고 중독성이 거의 없습니다. 또 시술이나 검사 시 환자에게 투여가 필요하다면 투여돼야 합니다.

■ 프로포폴이 위험하지 않다면 제가 집에서 주사해도 되나요?
안됩니다. 사실 모든 주사제는 극히 일부(당뇨환자의 인슐린 주사 등)를 제외하고는 의사의 감독하에 투여돼야 합니다. 더군다나 프로포폴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스스로 집에서 주사하는 것은 범죄행위입니다.

■ 프로포폴의 투여 시 주의해야 할 점
달걀이나 콩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임산부, 수유부, 이전의 프로포폴 주사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엔 주의해야 합니다.

■ 프로포폴, 이것만 기억하자
1) 프로포폴은 항정신성 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과 감독 없이 주사하는 경우는 불법입니다. 또 개인적으로 판매하는 경우나 구입하는 경우 모두 불법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프로포폴은 반드시 정맥으로 주사돼야 합니다. 만약 프로포폴이 근육으로 주사된다면 근육이 괴사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의료인에게 주사를 맞도록 해야 합니다.
3) 프로포폴은 부작용으로 호흡억제가 일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호흡억제는 대부분 일시적입니다. 따라서 의료기관(병원, 의원)에서 산소포화도를 모니터링하면서 투여하는 경우에는 조기에 인지할 수 있으므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아닌 네일샵이나 집에서 주사가 투여된다면 이러한 호흡억제를 전혀 인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의료기관 외에선 절대로 주사해서도 안 되며 주사를 맞아서도 안 됩니다.
4)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감독하에 주사를 맞는 경우에는 대부분 위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5) 프로포폴 중독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주변 지인이 프로포롤 투여를 위해 계속 병원을 전전하며 주사를 맞는다는 등 중독 증상을 보이면 환자를 설득해서 의료기관에 중독에 관련된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화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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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화 성남시의료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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