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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인천에 사는 A씨(남, 47세)는 최근 부인 건강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근래 들어 여기저기가 아프다며 자신에게 하소연을 하기 때문. 결혼생활 약 20년 동안 그 흔한 몸살 한번 잘 안 앓을 정도로 건강에는 자신 있던 부인이었기에 심란한 마음이 어느 때보다 더 크다. 더구나 이제는 청춘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40대 후반 아니던가?

요 근래 아내의 건강이 신경 쓰이는 남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답게 겉으로는 계속 집구석에만 있으니 좀이 쑤셔서 그런 거라고, 나가서 운동이라도 좀 하라며 면박을 주지만 속 마음까지 그러랴. 주변 친구들 얘기만 들어봐도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얘기 보다 ‘누구는 어디가 아프네, 누구는 무슨 지병이 있네’ 하는 모골이 송연해지는 소식들 뿐이니 A씨로서도 태연한 척 할 수많은 없는 상황. 얼마 전 종합검진에서 별 이상이 없다고 결과가 나왔지만 찜찜한 기분은 영 가시지 않는다. A씨는 조만간 부인과 함께 다른 병원이라도 찾아봐야 하는지 고민이다.

남편의 무심한 태도에 실망한 아내
“어찌 저리 무심할 수 있을까.” A씨의 부인 B씨(여, 45세)는 남편의 무성의한 태도에 단단히 뿔이 났다. 결혼생활 내내 몸살이 나도 아프다는 내색한적 없이 묵묵히 내조해왔건만 근래 들어 몸이 아프다고 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기 때문. 자신이 꾀병 부리는 것도 아닌데 남편은 자신이 평생 20대인줄만 아는 것 같다고 푸념이다. 결국 오기가 생겨 계속 몸이 아프다는 얘기를 하자 남편은 듣는 척 마는 척 하더니 집구석에만 있어서 그런 거라며 나가서 운동이나 하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B씨의 입장에서는 부아가 치미는 게 당연하다. 평소 다리가 저려 운동은 커녕 제대로 걷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다리 통증다리 통증

남편과 아내, 둘 다 몰랐던 하지정맥류
그런데 B 씨의 다리는 겉으로 아무 이상이 없다. 그러니 남편인 A 씨도 B씨가 계속 다리가 저리다는 말에 단순히 혈액순환 장애니 운동을 열심히 해보라는 말과 그 나이 되면 다들 생기는 관절염이라는 말 밖에 해줄 말이 없다.
결국, 병원을 찾은 B 씨. 다리가 저린 이유는 남편 말대로 혈액순환 장애였다. 하지만 남편의 처방대로 운동으로 치료할 수는 없었다. 하지정맥류였기 때문이다.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잠복성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였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B 씨의 경우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는 피부 바깥쪽으로 구불구불 혈관이 튀어나와 육안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는 정맥 내부에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이 고장 나 역류하는 혈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피부 바깥쪽으로 부풀어 오르기 때문.
하지만 잠복성 하지정맥류는 압력에 의해 부풀어 오르는 정맥이 피부 바깥쪽이 아닌 피부 안쪽을 향하기 때문에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오지 않아 맨눈으로 판별이 어렵다. 이런 이유로 자신이 하지정맥류인지도 모른 채 몇십 년을 혈액순환 장애로만 알고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지낸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치료가 어렵지 않은 편이라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정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는데 이런 분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하지정맥류는 간단한 수술로 치료 가능해
자신의 다리가 겉으로는 매끈하더라도 평소 다리가 자주 저리다거나 조금만 걸어도 피곤하고 무겁다면 병원에서 하지정맥류 검사를 받아보자. 검사는 혈관 초음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도 간단히 검사할 수 있다.
검사 결과 하지정맥류가 발견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정맥류는 진행 정도와 환자의 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수술적 치료법부터 외과적 수술까지 방법을 제시한다. 외과적 수술이더라도 레이저 수술법을 이용한다면 절개 없이 짧은 시간 내에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몇 시간이면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할 정도로 간단한 수술이다.
평소 무뚝뚝하다며 부인에게 자주 잔소리를 듣는 남편이라면 이번 기회에 같이 병원에서 하지정맥류 검사를 받아보는 건 어떨까? 부인도 내심 좋아할 것이다.

<글 =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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