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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평소 다리에 쥐가 잘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생활은 물론 자는 도중에도 멀쩡하던 다리에 갑자기 경련이 일어나 잠을 설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데도 귀찮다거나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고 당장 내일 죽을 것 같이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쥐가 날 때만 잠깐 참으면 그만이니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쥐’ 때문에 생명이 위험해 질 수도 있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 즐거운 기억이어야 할 여름 휴가가 평생 트라우마로

수영하는 여성수영하는 여성

인천에 거주 중인 주부 A씨. 평소 다리에 쥐가 자주 낫던 그녀는 물놀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작년 여름 휴가를 맞아 옆집과 함께 놀러 간 계곡에서 다리에 쥐가 나 자칫 생명을 잃을뻔했기 때문이다. 평소 수영을 좋아해 수영 경력만 10년이 넘은 A씨는 물이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이동해 물놀이를 즐기던 중 갑자기 무릎 밑에서부터 감각이 없고 허공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쥐가 난 것이다. 순간 다리의 힘을 잃은 A씨는 살려달라는 소리도 제대로 못 한 채 물 아래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일행이 있어 허우적대는 A씨를 발견하고 즉시 구해줬지만 A씨에게는 그 짧은 몇 초의 시간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은 것이다.

◆ 평소 쥐가 잘 발생한다면 하지정맥류 의심해봐야

더는 그대로 놔두면 큰일 나겠다 생각한 A씨는 병원에 내원해 하지정맥류 정밀검사를 받았다. 물론,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고 해서 그 원인이 모두 하지정맥류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경직된 다리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쥐는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이므로 의심할 만한 근거임에는 충분하다.
A씨의 검사 결과는 하지정맥류였다. 그것도 혈관 꽈리가 3개나 있는 하지정맥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평소 다리가 잘 붓고 가끔 쥐가 나기는 했지만, 피부에 혈관 하나 튀어나온 곳 없었던 그녀로서는 크게 당황스러운 검사 결과였다.

◆ 잠복성 하지정맥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어째서 종아리에 혈관 하나 튀어나온 곳 없는데 제가 하지정맥류인가요?”
A씨의 이런 의구심은 당연했다. 이런 반응은 그녀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비슷한데 이는 잠복성 하지정맥류를 잘 모르거나 처음 접해봤기 때문이다.

잠복성 하지정맥류란 늘어난 혈관이 피부 안쪽으로 꽈리를 트는 경우로 외견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일반 하지정맥류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다리에 쥐가 자주 나거나 무겁고 저리는 등의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만한 증상이 발생해도 하지정맥류 병원을 찾기보다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한 알게 된 민간요법 등을 많이 시도하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 혈관 초음파 검사로 눈에 안 보이는 하지정맥류도 진단 가능

따라서 치료 시기를 놓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 불상사를 방지하려면 하지정맥류 의심 증상 발생시 외견상 혈관이 튀어나와있지 않더라도 지체 없이 내원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검사는 혈관용 초음파를 이용하기에 육안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까지 진단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진단 후 하지정맥류로 판단되면 진행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부터 외과적인 수술까지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절개 없이 진행하는 레이저 수술이 각광받는 추세다. 특히, 레이저 수술은 절개가 없어 흉터가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과 함께 회복 시간이 짧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주부를 비롯한 여성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휴가 준비는 하지정맥류 검사로 시작해 보자. 저린 다리, 무거운 다리로 휴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면 긴 시간 들여 준비한 휴가길이 너무 억울하지 않게 말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유는 A씨와 같은 ‘혹시 모를’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 =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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