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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방학이 다가오는 건 학생들에게만 설레는 일은 아니다. 학기 중에 퉁퉁 붓고 지끈거리던 다리로 교단에서 책임을 다했던 교사들도 손꼽아 기다리는 시기이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서서 교단을 지켜야 하는 교직종사자들은 서비스업 종사자 못지 않게 하지정맥류 발병률이 높은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에게 방학은 재충전의 휴식기간 뿐만 아니라, 고통을 참아내던 끈을 놓고, 치료를 받아 통증을 해소할 수 있는 해방기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직업병을 경험한 교사 중 15.4%가 하지정맥류의 발병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발표했다.(2012년 기준) 이외에도 성대결절, 탈모, 피부질환 등이 교사의 직업병으로 꼽히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하지정맥류는 통증과 잠 못 이루는 다리 저림 등의 증상 때문에 빠른 치료를 원하여 방학을 통해 병원을 찾는 교사들이 많다.

◆ ‘하지정맥류’, 왜 교사에게 많을까?

교단에 서있는 선생님교단에 서있는 선생님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유전, 호르몬, 생활습관, 직업군(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 오래 앉아서 일하는 직업군), 비만, 변비 등의 이유로 발생하곤 한다. 교사들의 경우 오래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서 하지정맥류의 발생 확률이 높다. 또한, 교사들은 방과 후에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를 하기 위해 오래 앉아 있는 시간도 많다.

다리의 움직임이 적은 상태에서 교단과 칠판 사이를 오가며 긴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면 하체 혈액 순환을 돕는 종아리 근육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하루에 8교시 이상을 진행하게 되는 고등학생들을 담당하게 되는 교사들은 깨어 있는 시간은 거의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하체 정맥 내부에 있는 판막이 기능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어, 심장으로 가야 할 혈액이 상체로 올라가지 못하고 하체로 역류하여 정체되게 되는데, 이를 하지정맥류라고 하고, 정도에 따라 하지정맥류를 1기에서 6기까지 구분할 수 있다.

◆ 단계에 따른 ‘하지정맥류’의 증상은?

1기는 다리에 거미줄 모양으로 뻗은 혈관을 관찰할 수 있는 단계로, 망상정맥류나 모세혈관확장증이 보인다. 같은 증상을 보이면서 혈관이 돌출되면 2기로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진 ‘꼬불꼬불한 혈관’이 드러나게 된다. 3기는 위와 같은 증상이 함께 있거나, 증상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다리가 퉁퉁 부어 아침과 저녁의 다리 굵기가 차이가 있는 경우로, 다리의 뻐근한 증상이 심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가 4기 이상이 되면 피부 착색, 정맥성 습진, 지방피부경화증, 하지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교사들은 직업상의 이유로 원하는 시기에 수술을 받기가 쉽지 않으므로 방학이 하지정맥류 치료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 다리가 저리거나, 다리가 쑤시고, 열감이 느껴지거나, 부종기가 있거나, 다리가 피곤하고 무겁기도 하며, 관절통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증상이 저절로 나아지는 질병이 아니다. 방학 때 쉬면 낫겠지 하는 생각이 진행성 혈관질환인 하지정맥류의 진행을 방목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적절한 시기의 치료와 휴식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방학이나 휴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아닐까.

<글 =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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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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