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혈압을 낮추기 위해 1주일에 5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2~3회 정도의 저항 운동을 권고한다. 유산소 운동과 저항 운동 중에서도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 효과적인 운동법에 대해 알아봤다.
고혈압 환자에게 효과적인 운동법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운동을 하면 인체에서 아드레날린(Adrenaline) 분비가 촉진되어 일시적으로 교감신경 항진 상태가 이루어진다. 이때는 일시적으로 혈관이 수축하면서 수축기 혈압이 높아진다. 그러나 운동 후 20~50분이 지나면, 점차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2021년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예방심장학회(EAPC)는 특정 혈압군에 맞는 운동 처방 합의문을 발표했다. 세계 최초로 개인의 혈압 수준을 고려한 맞춤 운동법을 제시한 것. ESC·EAPC 합의문은 임상연구를 기반으로 인구를 △정상 혈압 △정상~높은 혈압 △고혈압 등 세 군으로 나눠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운동법을 제시했다.
고혈압군에는 ‘유산소 운동’
고혈압군에게는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고혈압군에게는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면 수축기 혈압이 5~7mHg 정도 낮아지고, 심장병의 위험이 약 10~30% 감소한다.
유산소 운동에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포함된다. 유산소 운동 중 달리기가 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마라톤과 같은 고강도 달리기가 오히려 중년의 심장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 교수와 성신여자대학교 운동재활복지학과 김영주 교수 연구팀은 운동부하고혈압과 관련된 논문 24개를 종합 분석한 결과, 40~60세 중장년층의 과도한 달리기가 심장 돌연사를 일으키는 운동 유발성 고혈압으로 이어지기 쉬운 것으로 드러났다. 마라톤을 즐기는 중년의 56%가 운동 유발성 고혈압에 해당했다.
박경민 교수는 “40세를 넘어서면 마라톤을 즐기기에 앞서 자기 신체 능력부터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라며, “자기 능력에 맞게 운동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상~높은 혈압군에는 ‘동적 저항운동’
높은 혈압군에게는 동적 저항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축기 혈압 130~139mmHg, 이완기 혈압 85~89mmHg에 해당하는 군에게는 ‘동적 저항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적 저항운동은 특정 근육에 긴장과 저항을 가하며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운동이다. 대표적으로 스쿼트, 팔 굽혀 펴기 등이 있다.
동적 저항운동은 근력 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 운동으로도 고려된다. 저항이 가해진 상태에서 근육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혈액을 더 필요로 하는데, 이때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박수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정상 혈압군에는 ‘정적 저항운동’
정상 혈압군에는 정적 저항운동이 권고된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혈압이 정상범위에 있으나 고혈압 발생 위험이 있는 정상 혈압군(<130/84mmHg)에는 ‘정적 저항운동’이 권고된다. 정적 저항운동은 근육에 저항을 가하나 팽창이나 수축은 하지 않는 동작을 말한다. 쉽게 말해, 정체된 상태에서 근육에 압력을 가하는 운동법이다. 악력기 운동이나 플랭크, 월시트 등이 대표적이다.
정적 저항운동이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을 각각 8mmHg, 4mmHg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영국 캔터베리 크라이스트 처치 대학(Canterbury Christ Church University) 연구팀은 1만 6천여 명이 참가한 270개의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적 저항운동 중에서도 월시트가 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시트는 벽에 기대어 앉은 자세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운동법이다.
혈압 강하 효과 극대화 하려면?...운동 후 반드시 ‘스트레칭’ 해야
운동 후에는 스트레칭을 해야 운동의 혈압 강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캐나다 케임브리지 심장병 치료센터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칭의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수축기 혈압이 10mmHg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평가하는 ‘레이놀즈 위험 지수(Reynolds Risk Score)’도 스트레칭을 한 그룹이 더 낮았다.
연구팀은 “스트레칭이 혈류를 개선해 혈압을 더 낮춘 것으로 보인다”라며, “운동 후 단순 스트레칭만으로 혈압 강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