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는 안정을 취하기 위해 활동량이 줄어드는 만큼 임신 전에 비해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임신 과정뿐만 아니라 출산 이후까지 산모가 충분한 체력을 유지하고,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임신 중 운동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임신 중 운동으로 산모와 태아 건강 지켜야…주의사항은?
임신 전 정상 체중이었던 여성은 임신 과정에서 11.5~16kg 정도 체중이 불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임신 중 체중이 적정 범위를 넘어 급격하게 늘어나면 임신부에게는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수면 무호흡증 △신우신염 등의 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태아에게는 △태아 성장 이상 △신경관 결손 등 기형 등의 문제가 찾아올 수 있다. 또 임신 중 비만은 난산과 조산의 원인이 되며, 분만 후에도 산후출혈, 자궁 내막염, 혈전증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임신 중 운동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지나친 체중 증가를 막아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운동은 임신과 분만, 육아 과정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전체 임신부의 약 15%가 산전우울증을 경험하며, 출산 후에는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산후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우울감을 겪을 때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임신 중 꾸준히 운동을 한 여성은 운동을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산후우울증 테스트에서 우울증 위험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신 중에는 체력과 건강 상태가 평소와는 다른 만큼,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 임신 초기에 몸을 과도하게 움직이면 자칫 유산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중기에 접어드는 14주 이후부터는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신체의 무게중심이 변화하고, 불안정한 근골격계와 원활하지 않은 혈액순환 등 신체 변화가 찾아오기 때문에,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설정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던 여성이라면 하루 10~15분 정도 걷기 운동을 시작하고, 30분 이상까지 운동 시간을 서서히 늘려 가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과 같이 더운 날에는 숨이 찰 정도로 과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물을 틈틈이 마셔 탈수를 예방할 것이 권장된다. 아울러 임신 초기부터 가벼운 근력 운동을 통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분만에 사용하는 근육을 강화하면 출산 중 고통을 줄이고 산후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신 초기, 중기, 후기 단계에서 권장하는 근력 운동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임신 초기: 안정 유지하면서 가볍게 운동해야
임신 초기에 해당하는 12~13주까지는 태아가 자궁에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로, 전체 임신 기간 중 유산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다. 이 시기에는 근육 강화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가벼운 걷기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면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중심을 잡기 어려운 불안정한 자세는 피하고, 안정적인 자세에서 편안하게 호흡하면서 시행할 수 있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누워서 허리 들기|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누워서 허리 들기
①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구부려 세운다.
② 양손을 엉덩이 옆에 두어 바닥을 짚는다.
③ 숨을 내쉬면서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에 힘을 주고 골반을 들어 올린다.
④ 5~10초간 정지한 후, 천천히 준비 자세로 돌아온다. 5~10회씩 3세트 반복.
2. 고양이 자세
① 기어가는 자세에서 양손과 무릎을 어깨너비로 벌린다.
② 숨을 깊이 들이쉬며 천장을 바라보고, 허리를 바닥 쪽으로 늘린다.
③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머리를 숙여 배를 바라보고, 등을 천장 쪽으로 둥글게 말아 올린다. 5~10회씩 3세트 반복.
임신 중기: 하체와 허리 부담 줄일 수 있도록 근력 강화
임신 후 14~28주에 해당하는 임신 중기에는 유산 위험이 낮아지고 태아가 활발하게 발달하기 때문에, 주 4~5일 이상의 충분한 운동을 통해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등을 대고 반듯하게 누운 자세에서 운동을 하면 커진 자궁이 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고, 기립성 저혈압이나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배가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면서 허리와 골반 등에 부담이 가중되고, 균형을 잃기도 쉬운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이때는 하체 근력을 강화하고 허리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옆으로 누워 다리 들어 올리기|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옆으로 누워 다리 들어 올리기
① 옆으로 누워 한쪽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상체를 들며, 다른 손으로는 바닥을 짚어 중심을 잡는다.
② 숨을 내쉬면서 위쪽 다리를 최대한 높이 들어 올린다.
③ 엉덩이와 옆구리가 수축하는 것을 느끼며 5초간 정지한다.
④ 숨을 들이쉬며 천천히 다리를 내린다. 양쪽 다리를 번갈아 가며 5~10회씩 3세트 반복.
2. 벽 스쿼트
① 벽에 엉덩이와 등을 대고, 벽에서 한 걸음 떨어져 양 발을 어깨너비로 벌린다.
② 벽에 등을 댄 채로 무릎의 각도가 120~140° 정도 구부러지도록 앉는다.
③ 엉덩이를 벽에서 떼지 않은 채로 천천히 일어난다. 8~10회씩 3세트 반복.
임신 후기: 출산, 산후 회복, 육아까지 도움 되는 근력·체력 강화
임신 29주 이후부터를 이르는 후기에 다다르면 출산 시 사용하는 골반저 근육과 복직근 등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분만 시 진통을 견디는 힘을 기르고, 산후에도 근육의 탄력을 유지해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임신 기간 동안 꾸준히 길러둔 체력은 산모가 건강하게 육아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임신 후기에는 조산을 주의해야 하는 만큼 중기에 비해서는 운동량과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또한 한 번에 30분 이상 길게 운동을 하기보다는 여러 차례에 나눠서 가볍게 운동을 할 것이 권장된다.
발꿈치 들어올리기|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발꿈치 들어올리기
① 의자를 잡은 상태에서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선다.
② 발뒤꿈치를 들어 앞꿈치로 균형을 잡고 5초간 정지한다.
③ 천천히 발꿈치를 내려 준비 자세로 돌아온다. 8~10회씩 3세트 반복.
2. 벽에 대고 팔굽혀펴기
① 등, 허리, 다리를 일자로 세운 후 벽에 양손을 댄다.
② 벽을 밀면서 천천히 팔을 구부린다.
③ 미는 힘을 유지한 채로 천천히 준비 자세로 돌아온다. 8~10회씩 3세트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