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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당뇨병 환자가 건강을 위해 꼭 풀어야만 하는 숙제인 '혈당 관리'.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관리해야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혈당 관리는 더 이상 당뇨병 환자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혈당 수치가 당뇨병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건강 전반에 걸쳐 중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관리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다양한 연령층이 혈당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혈당 상승을 막는 생활습관이나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혈당 관리'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는 지금, 내과 윤건호 교수(윤건호엔도내과의원)와 함께 올바른 혈당 관리법을 짚어봤다.

Q. 당뇨병 환자를 비롯해서 최근 ‘혈당’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혈당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혈당은 '피 속의 포도당'을 의미합니다. 포도당이 세포 안에서 산화되면 ATP라는 효소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을 가능하게 해 주는데요. 즉, 포도당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영양소지만, 과하면 문제가 됩니다. 설탕물을 만져보면 끈적끈적한데요. 이와 마찬가지로 피 속에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포도당이 몸속 온갖 세포의 표면에 붙어버립니다. 이는 모든 세포들의 기능을 떨어뜨리고요. 여러 당뇨 합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최근 포도당이 높아졌을 때의 문제점을 강조하다 보니 '포도당=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적정한 포도당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하나 그것이 과하면 당뇨병을 비롯해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합니다.

Q. ‘혈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제로슈거’, 즉 대체 감미료를 사용한 제품을 찾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제로슈거, 정말 혈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요?
대체당 자체는 혈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최근 제로콜라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는데요. 제로콜라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오래 추적해 보니 제로콜라를 먹는 사람이 결국 일반 콜라로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달달한 맛이나 톡 쏘는 탄산을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어 대체당 음료가 아닌 일반 음료를 찾게 된 것이죠. 즉, 제로슈거 제품은 건강에 나쁜 습관을 형성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섭취에 주의하길 당부드립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 전에 무엇을 먹는 습관입니다. 진료 시 "자기 전 배고플 때 오이나 양배추를 먹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오이나 양배추는 칼로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드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자기 전 무언가를 먹는 습관이 생기면 어느 날 갑자기 빵, 과자, 과일 등 다른 음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습관이 되면 저혈당이 아닌데도 뇌가 무엇을 먹으라는 신호가 보내기 때문이죠. 따라서, 나쁜 습관이 들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혈당 관리를 비롯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Q. 혈당이 높을 때 우리가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이 있나요?
미리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당뇨병 증상'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3다 증상인 '다음·다뇨·다식'을 꼽습니다. 목이 타서 계속 물을 마시고, 자꾸 먹어도 살이 빠지고, 소변이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는 증상인데요. 이러한 증상은 공복혈당이 250mg/dL을 넘어간 심한 고혈당 상태일 때 옵니다. 음부소양감을 느끼거나 피부가 가려운 증상, 감염이 잘 되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는데, 이 역시 고혈당 상태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나타납니다. 당뇨병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다행히 국내의 경우, 심한 고혈당 상태가 될 때까지 방치되는 사례는 드뭅니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기에, 이를 통해 미리 진단할 수 있죠. 따라서,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혈당이 높은 것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주기적인 검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데요.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혈압∙고지혈증이 동반된 경우 △비만한 경우 △4kg 이상 거대아를 낳은 경우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당뇨병 고위험군에 해당합니다. 이들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이번 당뇨병학회에서는 30살 이전부터 1년에 한 번씩 공복혈당 검사를 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위험인자가 없을 경우에는 40세 이후부터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Q. 최근 혈당과 함께 '혈당 스파이크'라는 단어도 많이 보입니다. 이는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지 궁금합니다.
'혈당 스파이크', 최근 널리 알려진 용어죠. 식사를 한 후 혈당이 50mg/dL 이상 급격하게 올라가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당뇨병 환자에서 나타난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연속혈당측정기'가 나오면서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연속혈당측정기를 붙이면 5분마다 혈당이 자동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추이를 확인하고,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럼 혈당 스파이크는 왜 생기는 걸까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빠르게 먹는 습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급하게 먹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남성분들은 5분 안에 식사를 마치기도 하는데요. 이는 굉장히 나쁜 습관으로, 천천히 코스 요리를 먹듯이 식사를 해야 몸에서의 흡수를 늦춰 혈당 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는 '빈속에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있습니다. 특히 떡, 국수 등 탄수화물을 갈아서 뭉친 것들은 몸에서 빠르게 흡수되면서 혈당을 급격하게 높입니다. 즉, 혈당 스파이크는 빈속에 당분을 먹거나 급하게 먹어 흡수가 빨리 되는 탓에 생긴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발생한 혈당 스파이크는 당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혈당 상승으로 피 속에 떠돌던 포도당이 세포에 붙어서 세포 기능을 나쁘게 하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죠. 따라서, 혈당이 급격히 변화하지 않도록 일상 속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혈당 스파이크가 오지 않게 하려면 식사 속도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혈당 스파이크가 오지 않게 하려면 식사 속도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혈당 스파이크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고프면 급하게 먹게 됩니다. 따라서, 배가 고프기 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챙겨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식사는 최소 15분 이상에 걸쳐 천천히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을 뇌세포가 인식하는 데 적어도 15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뇌세포가 알아차리기 전, 즉 15분 전에 숟가락을 놓으면 과식을 하고, 그 결과로 혈당 스파이크를 부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사 시에는 30번 이상 꼭꼭 씹으며 천천히 하시길 바랍니다.

채소, 단백질을 먹고 마지막에 당분을 먹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도움 됩니다. 채소나 단백질을 먼저 먹으면 소화가 되는 데 오래 걸립니다. 이때 탄수화물을 먹으면 장으로 급격히 내려가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오래 머무르며 천천히 흡수가 됩니다. 흡수가 느려지면, 자연히 혈당 스파이크도 막을 수 있습니다.

기획 = 이규연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윤건호 교수 (윤건호엔도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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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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